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근현대문학의 100년사를 정리한 시리즈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총 9개 나라의 104명에 이르는 작가들의 114편의 중단편을 만날수 있는 시리즈로 문학의 역사가 정리되었다고한다. 처음 출간소식을 접했을때 읽고싶다라는 기대감으로 한껏 흥분되어오기도했지만 과연 내가 이해할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안게된것도 사실이다. 아무 느낌도 없이 그냥 글자만을 읽게되는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냥 마음이 끌리는 대로 편안히 만나기로 작정을 하고는 러시아편을 선택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나라 그래서 문학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가지고있기에 드는 막연한 기대감의 발로였다. 책은 총 13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똘스또이의 무도회가 끝난뒤를 비롯하여 어머니의 작가 막심고리끼의 스물 여섯과 하나 그리고 러시아 민족의 특이성을 느낄수 있었던 뿌슈낀의 한발 독특한 느낌을 안게된 나꼴라이 고슬의 외투등이었다.

이책의 중심 배경이 되고있는 시대는 러시아 역사속에서 가장 의미있는 시간들이 아닐까싶다. 유럽에서 가장 늦게까지 봉건잔재가 남아있던 나라 러시아는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던 농민들로인해 무수히 많은 반란이 일어났고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 발생하면서 사상적 전환점을 맞이하게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작품의 느낌들이 다소 어둡고 무겁게 느껴지는 가운데에서 시대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들을 만나게된다.

뿌슈낀의 한발속에서는 무모하리만치 자기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러시아인들의 정신을 볼수있었다. 언뜻  미서부 개척시대의 총잡이가 연상되었지만 그들과는 다른 남자들의 자존심과 패기 인생의 철학이 녹아있었다. 이어 니꼴라이 고슬의 외투라는 단편속에는 극심한 가난속에서도 삶의 즐거움을 찾아가려하는 소시민을 짓밟는 고위 관료들의 사악한 면이 그려져있었다. 당시 어둡고 힘든 생활상들이 작가만의 탁월한 상상력속에서 멋지게 승화되어있었다.

또한 한 나라의 문학사를 정리해놓았던 책인만큼 중, 단편이전 작가의 인생을 정리해 놓은 프로필과 문학사적 의미, 우리 문학사와의 연계점등을 다루어주고있어 러시아문학을 이해하고 작품을 해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도있었다. 지금의 문학작품에서는 느낄수 없는 시대정신과 거장들의 독창적 해석, 마치 나의 과거를 돌아보는듯한 상상력의 가득한 13편의 작품을 통해 난 러시아문학의 묘미에 빠져들며 한결더 친숙해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