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틀었다. 스티브 김, 미국에서 엄청 성공해서 엄청나게 돈을 벌었으며 이제는 은퇴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강연과 자선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이 왜 한국에 들어왔을까? 한국에 들어왔다면 사업을 해야지 강연에 자선 활동은 왜 하는가? 네모 상자는 성공의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채널을 돌렸다.

 

요즘 나는 새로운 일,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다. 문득 ‘이번에는 재미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에 ‘재미있는 일’을 검색했다. ‘좋아하는 일 하면서 먹고 살기’가 나왔다. 재미있는 일은 좋아하는 일로, 양병무는 스티브 김으로 연결되어 나타났다. 구글 신이여, 따르겠나이다.

 

스티브 김은 첫 장에서 ‘가난’과 ‘헝그리 정신’을 얘기했다. 세대 차이를 느꼈다. 그럼에도 다음 문장은 공감했다. “상황을 탓하고, 자신의 불행과 불운을 남 탓으로 돌리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26쪽) “환경을 어떻게 이겨내고 극복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다.”(27쪽) 그리고 그는 “배려와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육사에 가고 싶었으나 사소한 신체상의 이유(아래쪽 치아가 튀어나왔다)로 불합격하고, 군 생활 편하게 하려고 테니스 특기병을 지원했으나 공수부대로 간다. 하지만 사업가 기질(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과 긍정적 태도(어려운 상황이지만 전화위복의 해결책은 반드시 있다.)로 돌파한다.

 

저자는 중소기업 취직을 권한다. 큰 조직(대기업, 공공기관, 정부, 지방자치단체)에 들어가려고 스펙 열심히 쌓고 고시 공부에 목숨을 거는 우리네 현실에서는 의외의 제안이다. 큰 회사에서 작은 일을 하기보다는 작은 회사에서 큰일을 해 보란다. 안정감보다 성취감을 중시하는 도전 정신에서 나온 충고다. 확실히 남다른 사람이다.

 

능력보다 책임감이 우선이란다.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적극적으로 일을 풀어가는 사람이며,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140쪽) 메모하는 습관을 덧붙였다. “늘 메모하고 기록하며 날마다 다시 정리하는 습관은 자신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스티브 김이 한국에 들어온 이유는 백인 주도의 사회에서 느끼는 이질감 때문인 듯하고, 한국에 와서 강연과 자선 활동을 하는 이유는 성공을 위해 경쟁하기보다는 사랑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던 것 같다.

 

스티브 김의 지난 삶에서 보듯, ‘현실, 절망, 과거’ 대신 ‘꿈, 희망,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열정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열정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34쪽) “인생은 짧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결국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다. 행복하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기를 바란다.”(35쪽) 성공의 비결이란 참으로 단순하다.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266쪽) 이게 전부라면 믿겠는가. 행복의 파랑새는 당신 곁에 있다. 보지 않고 잡지 않고 헤매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