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소녀 웬디

 

 

웬디,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사이에 황당한 질문일까? 나 너무 궁금해. 넌 왜 그렇게 유명해지고 싶어하니? 나도 너처럼 엉뚱 발랄 소녀기를 거쳐왔지만, 너처럼 그렇게 유별나게 유명해지고 싶어하진 않았거든. 넌 유명해지고 싶어서 '웬디는 작은 공주'라고 직접 쓴 티셔츠를 입거나 연극, 그리고 탭댄스를 추는 뮤지컬에도 출연했지?

너 정말 대단하더라. 특히 피터팬에서 달랑 '악어 꼬리' 역을 맡았을 뿐인데도 주인공 피터팬만큼이나 무대에 오래 머물렀잖니. 방향을 읽은 악어 꼬랑지가 무대를 여기 저기 휘젓고 다니는 상상을 하면서, 얼마나 킥킥대며 책을 읽었다고.

 

 

실제 이 책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아준 예비 화가 미나 메이가 학교 들어가서 처음 출연한 연극이 <피터 팬>이었다며? 악어 꼬랑지 역을 하는 미나 메이의 꽃무늬 팬츠를 보고 웬디 널 떠올렸어. 웬디 메도어 아줌마가 사랑하는 딸 미나 메이의 이야기를 이렇게 널 빌어 전하고 싶어나보지? 암튼 정말 재미있어.

흑사병 에피소드도 기막히게 재미있었어. 결국 넌 네 소원대로 유명해지기도 했잖아? 조류학자인 네 아빠께서 새 연구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평소 무채색, 흑사병 느낌의 의상만 입으신다는 점이 흥미로웠어. 아빠의 '구리칙칙' 티셔츠 덕분에 넌 분장이 따로 필요없이 흑사병 환자가 되었잖아.  양말로 만든 가짜 쥐 말고 진짜 쥐, 케빈 덕분에 흑사병 소녀로 신문에도 나왔고 말야. 너랑 함께 있으면 정말 심심할 새가 없을 것 같아. 엉뚱하고 신나는 모험이 계속 널 따라다니니 말이야 .

 

 

 

웬디 컬, 벌써부터 네 다음 이야기가 못 견디게 궁금해진다. 다음 편에서도 계속 꺼억 꺼억 낄낄 하고 웃어줄거지? 설마 9살인 네가 남자 친구 에피소드를 이끌어가진 안겠지? 암튼 너무너무 기대된다. 네가 다음 편에 등장할 때면, 넌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해져 있을 거야. <4차원 소녀 웬디>가 이렇게 재미있게 읽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