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천문학 역사의 연구에 평생을 천착해 온 박사의 글인지라 깊이가 있습니다. 작은 존재 인간이 품을 수 있는 호기심, 또 탐구욕, 그리고 물어도 물어도 끝없이 질문 거리를 내어주는 광활한 우주. 첫 페이지에서는
"어디서부터 하늘일까요?"하는 평범하고 소박한 질문 하나로 시작해서 책이 끝날 즈음에는 우리 은하를 넘어서 별처럼 많은 은하가 퍼져 있는 광활한 우주의 그림이 펼쳐집니다. 장관입니다. 채 50cm도 안되는 페이지에 이런 광활한 공간감과 경외심을 표현해낼 수 있다니요. 그림은 피에르 봉(Peirre Bon)이 그렸습니다.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장 피에르 베르테 박사님은 꼬마독자들을 태양계의 끝으로 안내합니다. 보이저 호가 태양계를 떠났다네요. 별들과 성운을 지납니다. 이제 우리 태양이 속해 있는 은하계를 보여줍니다. 은빛 강물처름 흐름을 이룬 별들의 장관. 그래서 은하수 The Milky Way라 부른다네요. 짧은 문장이지만 설명력이 대단합니다. 7세 아이는 한 문장도 놓치기 싫은가봅니다. 루크 박학다식 백과사전 <우주>편을 수십번은 보았던 아이인지라 나름 우주에 대해 안다고 자부하던 녀석이거든요. 그런데 피에르 봉의 그림 속에서 상상력이 더욱 자극받나봅니다.

<더 높이, 더 멀리>와 우주 탐험이 즐거웠던 아이는 태양계 행성들을 조르르 나열하는 그림을 그려주었네요. 자기만의 우주 부호로 표시도 해주었어요. 아이가 한 살 두 살 더 커가면서 <더 높이, 더 멀리>를 다시 읽으면 그 때는 행간의 의미도 들어오겠지요? "별들도 인간들처럼 서로 닮았으면서도 각각 다른점이 있다"는 말도 음미하게 될 터이고, "은하들 자체도 무리 지어 있기를 좋아한다"는 말에 더 많은 질문을 쏟아내게 될 거예요. 아이가 커가면서 <더 높이, 더 멀리>를 "더 자주, 더 꾸준히" 읽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