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 Könnecke 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독일작가, <Das große Buch der Bilder und Worter>이라는 원제로 독일에서 2010년 출간한 책을 이번에 시공주니어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림책>으로 펴내었다. plot없이 영유아 아이들이 좋아할 단어들을 나열한 책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리처드 스캐리의 <와글와글 낱말이 좋아 Richard Scarry's Best Word Book Ever >을 처음 만났을 때 아이가 얼마나 열광하였고, 몇 년이 지나 7세가 되어도 리처드 스캐리 책을 자주 찾는 것을 알기에 4세 동생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낱말 그림책>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리처드 스캐리의 책이 1963년에 출간된 이후, 거진 50년간 전세계 숱한 아이들에게 읽혀왔음을 생각하면 올레 쾨네케의 신간은 50년이나 까맣게 아득한 후배 책이라 할 수 있지만, 감히 말하건데 이 책 역시 10년 20년은 더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을 책이겠다.

 

 

 

이 책의 강점이자 특색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1. 판형이 정말 크다. 제목에 명시되어 있듯 "가장 큰 낱말 그림책"이라 할 수 있는 가로 258mm, 세로 339mm의 판형에 무려 430개의 단어가 실려 있다. 이 책의 target reader일 2~4세 꼬마들에게는 이 430개의 어휘가 생존과 직결되고 세계와 연결되는 창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터이니 꼬마들에게는 전부인 세상을 담어낸 책으로서 이정도 크기는 적당한 것 같다.

 

2. 웅진주니어에서 신경써서 두툼한 코팅지로 펴내었다. 첨부한 사진에서 질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내지 10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스티커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두툼한 코팅지에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한 출판사의 배려가 담겨 있다.

 

3. 430여개 단어의 구성을 살피자면, 2~4세 영유아들의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사물과 아이들에게 친수간 여러 동물들, 숫자 셈, 놀이터, 알파벳, 도형, 그리고 기본적인 움직임을 낱말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이 감정이입하거나 동일시 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동물들을 등장 캐릭터로 설정하여 평면적일 수 있었던 낱말의 소개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고 할 수 있다.

 

 

 

다소 차가워 보이는 지적인 인상의 작가 올레 쾨네케가 그려낸 캐릭터들이 앙증맞고 사랑스러워서 그 묘한 간극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귀여운 캐릭터들을 설정함으로써 친근감을 줄 수 있고, 낱낱의 페이지와 개개의 단어들이 얽히고 섥혀서 인과관계를 이루는 효과를 노린 듯 하다. 예를 들어 혼자 양말을 신고 옷을 입던 귀여운 아가곰이 연을 들고 가거나, 운동장에서 미끄럼틀을 탄다.

 

28개월 아이가 고래보고 하도 상어라고 우겨서, 마침 집에 있는 낚시 놀이 장난감 중에 고래와 상어를 가져와서 설명도 해보고, 백여장이 넘을 낱말 카드를 펴놓고 책에 있는 사물과 글씨 찾기 놀이도 해보았다. 카드 치우는 청소는 귀찮지만 아이가 이런 낱말 놀이를 재미있어 해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이런 류 책의 원조격인 리처드 스캐리의 열혈 팬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에 살짝 아쉬운 점을 짚어내자면, 리처드 스캐리의 책에서는 중심 character가 따로 없을지라도 책을 매번 펴볼 때마다 중점적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중심적 캐릭터를 찾아 낼 수 있고, 특히 캐릭터 간에 가족 관계가 은연중 드러나 있어서 자연스럽게 가족의 개념과 역할관계 등을 아이들이 깨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캐릭터 간에 가족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영유아에게는 세상의 전부일지도 모르는 관계일터인데 말이다.

둘째, 리처드 스캐리의 <와글와글 낱말이 좋아>는

한국어 번역 옆에 원어를 써주어서, 아이가 좀 더 큰 후에는 외국어 사전으로도 다양한 활요이 가능하다 (첨부한 사진 참조). <세상에서 가장 큰 낱말 그림책>은 원어가 독일어여서 출판사 측에서 아예 고려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나, 원어를 싣는 것도 재고해보았으면 한다.

 

다소 생소한 올레 쾨네케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며 서평을 마친다.

 

Lola und die Piraten, 1990

Doktor Dodos Weltreise, Verlag Friedrich Oetinger•Hamburg, 1992, ISBN 3-7891-6761-4

Fred und die Bücherkiste, Carlsen Verlag, 1995, ISBN 978-3551515780

Lola und das Gespenst, 1997

Elvis und der Mann mit dem roten Mantel, Carlsen Verlag, 1998, ISBN 978-3551515520

Seht mal!, sagt der kleine Bär, Beltz, 1999, ISBN 978-3407792396

Doktor Dodo schreibt ein Buch, Carlsen Verlag, 2000, ISBN 978-3551756411

Sei kein Frosch, Malin!, Hanser Verlag, 2002, ISBN 978-3446201156

Anton und die Mädchen, Sanssouci Verlag, 2004, ISBN 978-3725414178

Anton kann zaubern, Hanser Verlag, 2006, ISBN 978-3446206939

Antons Geheimnis. Ein Fertigmalbuch, Hanser Verlag, 2007, ISBN 978-3446208575

Anton und die Blätter, Hanser Verlag, 2007, ISBN 978-3446208940

Der große böse Bill, Beltz, 2008, ISBN 978-3407760586

Anton und das Weihnachtsgeschenk, Hanser Verlag, 2008, ISBN 978-3446230958

Das große Buch der Bilder und Wörter. Hanser Verlag, München 2010. ISBN 978-3-446-235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