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때 이후 십수년을 나름 영어학습도서 숱하게 읽어왔다고 자부하는 제가 부끄럽게도 엄쉽유는 이번 기회에 처음 읽어보았습니다. 아니 사실 엄쉽유가 이렇게 귀여운 handy size인지도 이번에 체험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받자마자 그자리에서(저는 속독을 합니다) 책 끝까지 다 읽고, 지난 2주 동안 약속이 있어 외출하거나 설연휴 친지댁을 다닐 때 가벼운 엄쉽유를 가방에 넣어다니며 여러번 더 발췌독하였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찍어서 주위 엄마들과 친구들에게 전송 추천하였고요

 

 

 

그정도로 이 책 몹시나 맘에 들어요. 정부연 선생님은 뵌적은 없고, 잉타세미나에 다녀온 주위 엄마들 통해서 이야기만 들었는데, 글솜씨도 빼어나시고 유아영어교육뿐 아니라 교육전반에 대한 철학과 노하우가 확고하신 분이시더군요. 이 책이 맘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그 핵심 argument에 수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아교육의 핵심은 reading이 아니라 뇌에 각인되어 저절로 빵터지는 speaking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국어에 대한 기본이 탄탄해야 bilingual 나아가 multilingual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정부연 선생님의 주장에 간만에 속이 후련했습니다.

많은 영어 교육서를 읽어왔지만, 대개의 경우

 

"난, 이렇게 하니까 우리애가 영어 술술 뚫려 잘하더라. 너도 이렇게 해봐라."류의 권유명령형.

"이거 저거 좋고 이거 저거 사세요."식의 상업적 꾀임형.

"영어고 뭐고 한국사회에선 무조건 일등이 되어야지."의 논리가 기저에 깔린 강박적 영어몰입교육형.

이런 류로 나뉩니다.

 

영어 교육서에서 철학을 찾는다면 제 욕심이 지나친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 영어는 언어자체로서의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global citizen으로서 세계의 친구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삶을 한국밖으로 확장시킬 수있는 생존과 친화의 도구아니겠습니까? 정부연 선생님의 여러 주장이 이런 면에서 제 평소 생각과 잘 맞아 떨어지더군요.

 

 

저는 많이 네이버 까페에서 검색되는 대단훌륭한 엄마들처럼 멋진 영어 홈스쿨링은 하고 있지 못합니다. 소위 아트적인 감각, 그림에 대한 재주가 떨어지다 보니 자꾸 책을 읽어주거나 CD들려주거나 영어로 말하기 즉....입과 귀를 통한 영어 교육에 집중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엄쉽유가 제안하는 방법을 보면, 멀티미디어, 컴퓨터나 DVD는 활용하기에 따라서 최상의 학습도구가 될 수 있겠더라고요.

 

   

 

같이 온 잉글리쉬 타임 DVD와 CD도 엄쉽유가 제시하고 잇는 영어교육의 방향을 명확히 설명해주는 것 같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EGG의 경우에는 노래들이 아동 뮤지컬 배우가 노래하는 데 반해 ,엄쉽유는 귀에 착착감기는 어른 음성의 녹음인데, 이역시 외우기 좋은 쉽고 재미난 멜로디이네요 7세 아들은 물론이고 4세 딸아이도 좋아하며 얼추 따라합니다. 엄쉽유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하는 것중 하나가 '영어 유치원 돈 있어도 보내지 말라.'였어요. 제가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느낀것인데, 제 세대에서 한국 영어공부는 말그대로 시험을 위한 리딩위주였지 토론과 심화대화를 위한 일상의 tool이 아니었더라고요. 미국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중인 제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한국사람들은 토론문화 익숙하지 않고, 토론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영어 문장도 온통 서술형이야. 도무지 질문을 잘 하지도 않고 의문형 문장을 잘 만들지도 않아. 토론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 쏟아내는데 더 익숙한 문화니까." 저 역시 일정부분 그 의견에 동감합니다.

 

아이들 영어공부의 종착은 조기영어구사능력도 아니고 조기영어 reading도 아니고

세계를 보는 넓은 눈, 우리가 한국인으로서 뿌리하고 있는 문화와 우리말에 대한 이해에 기반해서 종국에는 글로번 시민으로서의 소통능력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

엄쉽유 덕분에 멋진 생각들 읽고 공감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엄쉽유에서 영어교육의 방향을 다시 확인한 이 참에 잉글리쉬 타임과도 좀 더 친해져 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