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의 에피소드 중 아샤 이야기를 전하고 싶네요

글쓴이 헤이디 그램은 신화적 상상력으로 처절한 고통과 잔인한 현실을 중화시켰습니다. 살림살이가 너무나 어려운데도 손이 닿기만 하면 돈이 사라지는 저주를 받은 아샤의 아버지, 빚더미에 앉아 채무자들에게 딸을 넘깁니다. 아샤가 팔려간 곳은 호화로운 대저택. 주인은 어린소녀들의 피부를 벗겨 만들고 그 피로 붉게 물들인 옷을 입고 있는 거대한 식인괴물이었어요. 오우거 부인이었어요. 가녀린 아샤를 어찌나 가혹하게 부려먹는지, 오죽하면 아샤는 독한 세제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까요? 결국 그 세제값과 해독제 값마져도 오우거 부인은 아샤의 월급에서 제했지만 말예요. 아샤는 참다 참다 마침내 분개해 일어납니다. 헤이디 그램은 자신의 권리를 자각하는 아샤를 청소용 스펀지로 노예 계약의 숫자들을 지워가는 모습으로 은유해 표현했어요. 잔혹한 현실을 작가의 감정을 배제하고 다루었기에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하늘로 두 손을 높이 든 아샤의 모습, 눈물의 구름이 그녀에게 내리지만 곧 구름을 걷고 햇빛을 쪼일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아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겠어요.

최근 <신나게 자유롭게 뻥>이라는 책에서 축구공을 만드는 데 착취되는 어린이 노동력에 대해 눈을 뜬 8세 아이가 아샤 이야기도 유심히 읽네요.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과 동떨어진듯한 지나치게 가혹한 이야기이지만, 분명 지구촌 곳곳에서 인권유린은 현실로 이뤄지고 있지요. <나도 권리가 있어요>를 읽는 어린이들이 커서 인권보호와 신장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