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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Me Back My Dad!

우리 아빠 돌려줘!

"우리 아빠 돌려줘!"라니! 소년는 누구에게 눈을 무섭게 치켜 뜨고 말하는 걸까? 표지 그림으로 유추하건데 소녀만큼이나 성난 표정을 짓는 작은 아기 물고기에게 하는 말같다. 표지의 익살스러움에 화르르 호기심이 일어 잽싸게 페이지를 넘기며 읽어보았다. 캐나다에서만도 17만명의 애독자를 두고 있다는 로버트 먼치(Robert Munsch)의 <우리 아빠 돌려줘 !(원제: Give me back my dad!)를. 과연, 캐나다 아동 도서 센터가 뽑은 2012년 최고의 어린이책답다. 재미있고 기발하며 사랑스럽다.

로버트 먼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 더 유명하겠지만, 캐나다에서는 이 <우리 아빠를 돌려줘>에 등장하는 'up and down and'을 유행시켰다. 중독성 있는 이 문구는 이 책을 한 번만 읽어도 무려 32번이나 등장한다. '북스토리 아이' 출판사 측에서 미니포켓북 형식으로 영어 원서를 함께 수록해준 덕분에 한국의 독자들도 'up and down and'을 영어로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셰릴과 아빠는 얼음 낚시를 간다. 스노모빌을 타고 얼음용 드릴을 싣고. 8세 아이는 내년에 산타할아버지께 받을 선물로 벌써 '스노모빌'을 찜해 놓았을 정도로 눈 위를 달리는 이 자동차가 맘에 들었나보다. 아무튼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풍경이기는 하다. 한겨울의 얼음 호수에 구멍을 뚫어 부녀가 낚시하는 모습이. 이 낚시에 성공하려면 낚시도구보다 더 중요한 자질이 한 가지 필요하다. 그건 바로 영리함. 호수에 사는 물고기 녀석들이 워낙 영리하기에 호수 밑으로 사람을 낚아갈 작전을 세우고 있다. 낚이지 않으려면 호수 위 부녀도 긴장해야 한다. "난 이 세상 어느 물고기보다도 똑똑하다고요."하고 자신만만함을 보였던 셰릴. 하지만 물고기가 던져올린 초코바 하나에 그만 휙 낚여서 호수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오호, 통재라! 똑똑하다더니 고작 초코바 하나에.....

다행히 세릴의 아빠가 물고기 아빠와 담판 승부를 벌인다. 물고기 아기를 낚아버리고는 인질 교환 협상을 시도했으니까."네가 우리 아이를 돌려주면, 나도 네 아이를 돌려주지." 물로기는 화가나서 치켜뜬 눈으로 협상 수락. 결국 아기 물고기와 셰릴은 각각 호수 위와 아래로 맞교환해 들어간다. 아기 물고기를 지느러미로 받는 아빠 물고기의 표정을 마이클 마르첸코는 참으로 익살맞게 그렸다.

젖은 몸을 말리며 전열을 가다듬은 부녀. 거듭 "내가 물고기보다 똑똑해"하며 우월함을 과시하는 데 과연.......이번에는 세릴이 초코바에 흔들리지 않았다. 팝콘에도 심지어는 텔레비젼에도 맘이 흔들리지가 않았다. 하지만 5000만원짜리 지페 한장이 호수 위로 나오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셰릴의 아빠가 그만 돈을 덥썩 집어버렸고, 그 자리에서 호수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과연 셰릴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아기 물고기와 눈싸움 협상이라도 하듯 노려보는 눈으로 으르렁거리는 셰릴은 어떤 해결책을 내었을까?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 셰릴이 물고기 아빠를 낚아버렸거든.

결국 이 유쾌한 부녀의 모험담은 새 스노모빌을 사면서 끝이 난다. 짐작하겠지만 그 5000만원권 지폐를 차지한 것은 바로 셰릴 부녀였던 것이다. 위로 아래로 (up and down)의 운율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입 가에 맴도는 이 유쾌한 책은 교훈적이기까지도 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아빠가, 내 딸이 날 지켜주고 구해주리라는 절대적 신뢰를 바탕에 둔 이야기이기에. 물고기와 인간의 맞짱 전략이라는 설정도 왠지 인간 중심주의에서 탈피해서 동물을 그려낸 것 같아 흥미롭다. up and down 구문으로 동요라도 만들어부르고 싶을 정도로 중독성 강한 <우리 아빠 돌려줘>를 겨울방학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