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이야기>는 인류학자 종교학자, 이집트학 학자, 신화 전문가 등 신화와 문명 분야 전문가 20명이 참여하여 완성해낸 걸작이군요. 그 쟁쟁한 이름만으로도 신뢰의 감탄이 나옵니다.

제우스는 인간과 신, 그리고 자연을 이어주는 커다란 다리 같은 신이래요. 그를 통해 신들의 이야기가 거미줄처럼 얽히고 퍼져나가기에 제우스를 알지 못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참 재미를 알 수 없대요. 그래서 시리즈의 가장 첫 권은 제우스 이야기로 시작 하였군요. 제우스의 가계도와 올림포스의 12신 목록에 7세 아이는 아직 흥미 없어 했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져들다 보면 그 가계도를 찾을 날이 꼭 올 거예요.

<제우스 이야기> 구성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여기서 잠깐! 척척박사 엄마와 함께"라고 이름붙인 책 속 작은 정보란에서 신화독해의 차원을 넓혀주는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의 대홍수를 설명하며서 구약성서의 대홍수 및 세계 대부분의 신화에 대홍수가 등장함을 지적합니다. 아이의 질문세례, 아이의 궁금은 여기서 증폭됩니다. 아이 스스로가 질문에 살을 붙여가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다 자기 주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겠어요.

아직 그리스 로마 신화가 생소한 7세 아이는 십수장의 명화보다도, 책 마지막 장의 파르테논 신전에 가장 반가워하네요. 유치원에서 배우고 좋아하는 루크북스 박학다식에 나오는 건물이라고, 자랑을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어떻게 얽혀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실제 의미있는 공간이었는지를 아테네 여신을 들어 설명하자 아이의 눈이 더욱 반짝거립니다. "꼭 가보자"고 합니다. 기특한 마음에 "꼭 같이 가보자"라고 답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 방문 전에 "세계의 신화와 문명 시리즈"는 다 읽고 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