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의 핵심은 상당히 간단합니다. 주인공 Ben일행이, 시간의 악당 비욘더와 손잡은 케빈의 음모계략을 저지하여 2012년 영국 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 진행될 수 있도록 애씁니다. 비욘더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1758년의 영국으로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제임스 와트를 돕고 그에게 증기기관에 대한 영감을 불어 넣어줍니다.

위 세장의 그림으로 줄거리가 압축되려나요. 성화를 케빈과 비욘더에게 빼았겼으나 1758년의 영국으로 돌아가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하고 다시 성화는 무사히 전송되어 런던올림픽이 성황리에 개최된다는 줄거리. 만화라고 얕보았는데 줄거리마저 탄탄합니다. 이 만화가 재미있는 또 다른 요인 중 큰 부분은 바로 살아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몇 안되는 등장인물 중에서 케빈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흥미롭더군요. 한때는 Ben의 친구였지만 질투심과 경쟁심에 Ben의 반대편에 서지만, 아직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선량함과 따스한 관계에 대한 동경심을 지닌 캐릭터. 케빈은 조연이지만 사실 극의 흐름에서 주연급의 중요성을 지닙니다.

또 다른 이 책의 매력은 '학습만화,' 바로 만화를 통해 읽는 어린이가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숨가쁘고 흥미롭게 전개되는 줄거리와 별개로 책 곳곳에서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영국과, 역사속 인물인 제임스 와트에 대한 알찬 정보가 실려 있습니다. 아이도 영국에 대해서는 '이층 버스' '여왕의 나라' '증기기관차' 정도는 알고 있었던 터라, 제법 아는 척을 하며 내용을 따라가더군요. 실제 유명한 영국의 지역이 만화속 배경으로 나오니, 아이들이 억지로 외우려 하지 않아도 영국의 지리적 정보나,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해 자연스레 익힐 수 있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비욘더가 벤을 떨어뜨려 죽음으로 보내려던 만화속 배경은 실제 영국의 백의 절벽이예요. 그림으로 잘 표현되었지요?

 영국편 BEN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의 인물인 제임스 와트는, 아직 자신이 훗날 증기 기관의 발명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젊은 발명가로 묘사 되어요. BEN과의 모험을 통해 미래를 계시받은 꿈을 꾸었다 생각하고 발명을 결심한다는 다소 영화 <terminator>에서 처럼 시간관계가 흥미롭게 설정되어 있네요. 아이가 제임스 와트 캐릭터에 상당히 친근감을 느껴합니다. 초상화 속 와트는 다소 완고하게 생겼는데, 신영미 작가님이 제임스 와트를 발랄하게 그려준 덕분이지요.

딱지 모으기 좋아할 나이의 남자아이인지라, <탐험영웅>의 부록선물에도 몹시 신나하더군요. 비닐 휴대용 필통과 커다란 영국 대탐지도가 책과 함께 왔어요. 앞면에는 영국의 지도, 후면에는 런던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웬록이 함께 실려 있네요. 영국을 지켜라 1편 말미에서 또 다시 위급한 호출상황이 벌어졌으므로 내용이 궁금해서라도 조만간 2편을 아이에게 접해주어야 겠네요. 만화건, 동화건, 백과사전이건,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요. 아이에게나 저에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