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월드컵의 한일공동개최 결정이 호가정되자 서경덕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 대한민국을 소개하겠다는 일념으로 배낭 안에 한국 관련 기념품을 잔뜩 싸짊어지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지를 돌았다. '나는 돈이 없다. 유명하지도 않다. 하지만 나에게는 몸이 있다. 몸으로 한국을 알리자(85쪽)'이라는 생각으로 몸전체를 광고판으로 꾸몄다고 한다. 이렇게 유럽곳곳을 돌리며 한국의 월드컵 개최를 알리다가 한국사람을 만나는 족족 '8/15 광복절에 파리 에펠탑 광장에서 만납시다."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삼삼오오의 인파가 8월 15일 아침 300명 가까이 늘어나, 에펠탑 광장 한복판에서 애국가를 눈물 그렁그렁 애국심에 타올라 불렀다고 한다. 세번째 사진은 독도광고의 파급력이다. 광고야 일간지에 일회적으로 실렸을 뿐이지만, 해외한인동포들이나 한인학생회 등은 이 뉴욕 타임지에 실렸던 광고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었고, 이 광고가 전파될 수 있도록 포장지에 티셔츠에 광고를 인쇄해 입었다고 한다. 홀홀 단신의 몸으로 유럽을 돌며 한국을 홍보하던 서경덕의 노력이 어느새 이런 파급력으로 확대되어 있고, 지금 이순간에도 파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세 장의 삽화. 아이가 이해할까 싶었지만, 우리 역시 '힘이 모이면 이렇게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데 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경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도 사랑, 한글 사랑 캠페인, 한식 홍보를 지구적 차원에서 이끌고 기획해오고 있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한국 홍보라는 것이 정부 기관의 하나인 문화관광부에서 주도하는 사업이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관주도의 한국 홍보와, 이토록 한국 사랑하는 개개 국민이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같을 수 있으랴.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던 내자신이 부끄러워서, 태극기 다는 것 이상의 뜨거운 한국 사랑을 할 방법을 생각해보자고 아이와 다짐했다. 어느 평범한 가정주부가 기획한 '가족 티셔츠 프로젝트'처럼, 일상에서 작은 실천부터, 그러나 일관성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