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수다의 화제거리가 오가던 산후조리원에서 우연히 두 엄마가 각각 보평초등학교와 남한산 초등학교의 학부모였다. 그렇게 해서 혁신학교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았고, 보평초등학교 때문에 판교일대중에서도 학교부근의 전세값 올랐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궁금했다. 그러나, 혁신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에는 초등학교 학부형들과 인맥도 없으며, 또 입에서 입으로 얻은 정보인들 얼마나 정확하랴 싶었다. 그러던 차에 <맘에 드림>출판사에서 혁신학교 이야기(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들을 내리 출간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 시리즈 중에서 <덕양중학교 혁신중학교 도전기>와 <학부모가 알아야 할 혁신학교의 모든것>의 두 권을 읽었는데, 전자는 학교 교장선생님을 위시 혁신화 작업에 고전분투 참여하셨던 선생님들이 필진이 되셔서 구성된 실화 위주의 체험보고서의 인상이고 후자는 교육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두 명의 공저가 보다 본격적으로 혁신학교를 소개한 책이다. 나의 경우 전자부터 읽은 후에 후자를 읽었지만, 김성천 오재길 공저의 <학부모가 알아야 할 혁신학교의 모든 것>를 먼저 읽기를 권한다. 글솜씨가 남다른 두 분 공저자가 조목조목 혁신학교에 대해 소개하는 이 책의 최대 강점은 혁신학교에 대해 문외한이거나 금시초문인 학부모들이 품을 수 있는 궁금증을 적확하게 집어내어 시원하게 답해주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제 3부의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는?"에서는 혁신학교에 대한 흔한 다음의 오해들

혁신학교는 전교조 선생님 학교 아닌가요?

일종의 대안학교인가요?

혁신교육지구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연구시범학교인가요?

배움의 공동체 학교인가요?

열린교육처럼 실패하는 것은 아닌가요?

을 하나하나 짚어 답함으로써, 혁신학교를 경험해보지 못한 독자들이 단편적인 일화로 얕게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도록 정확하고도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혁신학교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여 일반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음을 고려해서인지, 책 전반부의 상당부분은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 (예를 들어, "혁신학교에 다니면 학력이 떨어질까?" "과연 혁신학교에서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까?" "어떤 분들이 선생님, 교장 선생님을 맡고 계실까?")을 지적하고 답하는 데 할애 되어 있다. 문외한으로서 아주 요긴한 정보였다.

 

이 책의 두번 째 강점은 두 분 저자가 각기 '좋은교사운동' '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등에서 활동한 오랜 activist로서의 살아있는 현장 경험과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을만큼, 학문적으로도 치열한 접근을 한 책이니만큼, 내용이 가볍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덕양중학교 혁신학교 도전기>가 다소 일방적으로 교사와 교장의 관점에서 기술된 글이였다면, 이 책에서는 두 저자 김성천과 오재길이 현장에서 만나온 많은 학부모, 교사, 교장, 그 외 다양한 관련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 글로 보인다. 각계각층에서 내는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와 우려와 헌신과 열정의 목소리가 담긴 만큼 이 책은 단 두 저자의 시각에서 본 현식학교의 단면을 훑어내는 것이 아니라, 다각도에서 심층적 깊이에서 혁신학교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기획한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다만, 한가지 아주 작은 아쉬움은, 본문에서 인용문을 처리하는 과정에 엹은 갈색으로 활자 인쇄를 하였는데,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읽기가 힘들었다. 재판인쇄에서는 활자 색상을 재고려해주면 감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