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오 이글레시아스(Julio Iglesias)하면 노래 "Hey"가 떠오른다. 그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고, 최근의 음악적인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면이 있다. 하지만, 1980년대와 90년대에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전형이었다. 유려한 사운드를 타고 흐르는 그의 목소리는 전 세계 여성들의 심금을 울렸다.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처음부터 음악을 한 것은 아니었다. 원래 축구 선수였는데 사고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부르기 시작한 노래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은 뮤지션이다. 그의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현재까지 2억 5천만 장의 음반 판매고가 말해주듯이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음반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그의 음악여행을 정리한 베스트 음반이다.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CD에는 주로 영어가사로 이루어진 노래나 윌리 넬슨, 스팅, 스티비 원더, 돌리 파튼, 프랭크 시나트라, 다이아나 로스, 폴 앙카, 올 포 원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 듀엣으로 부른 곡들을 수록되어 있고, 두 번째 CD에는 영어가 아닌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전에도 베스트 음반이 한 번 출시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음반은 새로운 리마스터링 작업과 어레인지를 거쳐서 좀 더 깨끗한 음질로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영어권 가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랜 동안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만의 독특한 보이스가 가지는 매력과 라틴의 열정의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오는 봄을 시샘하는 찬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음악은 바로 그런 느낌이 드는 노래들이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설랜다. 봄바람을 타고 오는 4월 9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온다고 한다. 비록 공연장에서 그의 노래를 들을 수는 없더라도, 그의 음악적 여정을 이 두 장의 시디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