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렵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 추상적인 내용과 이해할 수 없는 이론은 철학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딴 나라의 이야기 같은 내용은 지레 겁을 집어 먹게 한다. 읽다보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반복해서 읽다가 책을 덮고 만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철학에 대해 알고 싶어하다가 중도하차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최근 다시 우리 사회에서 철학 부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급증하는 흉악범죄, 왕따, 높은 자살율, 해체되는 가정 등 매일 TV나 신문 등을 통해 보도되는 뉴스는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경제 규모는 엄청나게 커지고 있지만, 우리의 정신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잘 먹고 잘 사는게 전부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과 인생, 자연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주위를 둘러 보아야 할 때다. 그런데 막상 철학책을 읽어보려고 해도 일반인의 수준에서 읽을 만한 책을 발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철학자와 이론 중심으로 쓰여진 책들이 대부분이어서, 읽다보면 생각하기 보다는 암기하려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철학은 이론을 아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상생활과 연관된 철학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기존의 철학책과는 다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책의 각 장은 두 아이가 등장하여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두 아이의 이야기는 각 장의 주제인 두 가지 철학적 입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시하여 현실 속에서 생각해 보도록 하고 있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철학 이론과 연관시켜 구성했다는 점에서 일반인들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깊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

 

‘아름다움’, ‘진실’, ‘정의’, ‘신’ 이라는 네 가지 주제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아마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고민하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각 주제에 대해 플라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로크, 홉스, 대니얼 데넷, 마사 누스바움, 칼 포퍼 등이 주장한 이론들이 소개되고 있다. 철학자들의 이론을 제대로 읽어 보지 않았다면 각 철학자가 주장한 이론과 바로 연결이 되지 못한다. 굳이 철학자들과 이론을 연결시켜서 읽어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이 책 속에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철학은 어떤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내 주위를 돌아보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며 받아 들이는 습관을 몸에 배이게 하는 것이 철학의 임무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그와 같이 인간의 삶과, 인생, 사회, 그리고 자연을 생각하는 우리의 외연을 넓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