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면 미국의 ‘하버드 대’는 언제나 들어가 있다. 세계 최고 대학의 순위에서도 최상위를 점하고 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세계의 내노라하는 인재들은 모두 하버드 대학교로 몰려간다. 인재들의 블랙홀(?)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하버드 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강의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세계 최고의 대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작년 한 해동안 하버드 대에서 있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글로 묶은 ‘정의란 무엇인가’가 인문학 책으로서는 장기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하였다. EBS에서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방영해주었고 급기야 디비디로까지 출시가 되었다. 생각대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는 들을만 했다. 하버드 대 강의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강의였다.

 

‘하버드 경제학’ 이라는 제목과 함께 ‘실제 하버드 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서, 어떤 면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출간되었다는 의혹의 눈길을 받을 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은 하버드 대 경제학과 교수가 직접 강의한 내용을 쓴 것이 아니라 경제학과 수업을 청강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지은이는 저널리스트이자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연구원으로 2008~2009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을 직접 청강하고 그것을 책으로 정리했다. 

책은 총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전반부는 하버드 경제학과의 유명 교수들이 들려주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1장에서는 맨큐의 경제학원론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너무나도 유명한 맨큐 교수의 강의를, 2장에서는 백악관의 재무부장관, 국가경제회의 위원장, 하버드대 총장 등을 역임한 로렌스 서머스 교수가 ‘세계화’에 대해 강의를, 3장에서는 미국의 경제 핵심 요직을 거친 세계적인 경제학자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가 미국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한 강의를 실어두고 있다.

 

4장에서는 국제경제학의 원리를 여러 교수들의 입을 통해 소개하고 있고, 5장에서는 가정과 일의 경제학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6장에서는 금융위기, 미국의 의료정책,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의미, 오바마와 매케인의 경제정책, 지구온난화, 지속가능한 발전, 세계은행, 오바마 뉴딜정책 등 현재 경제 핫이슈로 떠오르는 주제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6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들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와닿았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미국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다. 미국 경제가 힘들다고 하지만 아직도 미국은 건재하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를 이해하게 되면 세계 경제의 변동상황과 분석을 할 수 있는 눈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 TV나 신문 등에서도 연일 미국 경제를 들먹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미국의 모든 두뇌가 모여있다고 하는 하버드 대 경제학 강의를 지면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만큼 기분 좋은 상상은 없을 것이다.

 

마치 강의실에서 강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각 교수의 성격이나 강의 스타일 등을 묘사하여 내가 하버드 대 경제학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생생한 가의실 풍경이 그려진다. 하지만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처럼 교수 개인의 일관적인 강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여러 교수의 강의를 실어 놓다보니 교수들의 강의 전부를 옮겨 올 수 없는 지면상의 한계가 있다. 그래서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하버드 대의 경제학 강의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듯 해서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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