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이다. 나들이 하기에 좋은 날씨다. 이런 날 미술관에 들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화사한 봄기운을 받으며 멋진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미술작품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마음에 드는 전시회가 있으면 빼놓지 않고 찾아가는 편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유명 전시회는 사람들을 넘쳐난다. 줄을 서서 감상하는 것이 기본이다. 미술작품을 보러 온 건지, 사람을 보러 온 건지 구분이 안가는 웃지 못할 광경이 연출된다.

 

TV나 신문 등 매스미디어에서 열을 올리면서 광고를 하는 전시회나 남들도 다 봤다고 하는 전시회를 가보면 때로는 짜증이 날 때도 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러 온 원래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우리 주변에는 일상적으로 열리는 전시회가 아주 많다. 그 중에는 의외로 실속있는 전시회도 많다.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특별히 알 방법이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처음에는 무슨 무슨 전시회를 한다고 표시다 되어 있어도, 전시회에 들어가는 자체가 너무 낯설고 익숙치 않아서 전시회 입구에서 쭈볏거리기가 일수였다. 왠지 빈 손으로 들어갔다가 빈 손으로 나오는 것이 잘못되기라도 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자주 전시회를 다니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전시회를 구경하고 나온다. 나만의 전시회 구경 노하우를 터득한 것이다. 이 책에도 그와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전시회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놀이공간으로 생각하면 편하게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별다른 비용도 들이지 않고 공짜로.

지은이는 자신이 직접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익힌 노하우를 소개한다. 총 29곳의 미술관과 갤러리를 소개하면서 미술관과 친해지는 3가지 방법, 올바른 전시 관람법, 전시 정보을 알 수 있는 방법, 미술관에 가야 하는 이유 등 미술관에서 놀기 전에 우리가 왜 미술관에 가야하고 어떻게 전시회를 관람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전시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 등까지 알고 싶지만 남들에게 이야기하기는 그런 소소한 내용들까지 곁들이고 있다. 해당 미술관에 대한 자세한 약도, 그리고 주변의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등까지 수록되어 있다. 한 마디로 미술관을 나만의 놀이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미술관하면 으레히 부담이 간다. 잘 차려 입고 전시회에 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가야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옆에서 누가 작품에 대해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면 괜히 주눅도 들고. 자연히 미술관이 나에게서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모든 예술 장르가 그렇듯이 미술작품도 우리들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다. 최근에는 카페 등에 미술작품을 설치하는 아트마케팅이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술작품이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는 것은 그다지 반길 만한 것이 못되지만, 우리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것이라고 본다.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우리들의 일상 속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우리들 일상의 한 부분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미술관을 드나들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기 나름이 아닌가 한다. 처음 전시회를 들어갈 때가 힘들지만 자주 드나들다보면 편안하게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나만의 문화 공간을 놀이터로 가지게 된다. 문화는 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운데서 우리들의 일상을 살찌우게 된다. 지은이의 발품과 시간이 만들어낸 미술관 나들이 노하우를 따라 이번 주말에는 화사한 봄햇살을 받으며 미술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술관, 갤러리, 전시회,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