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인간의 몸을 이용하는 가장 원초적인 도보에서 최근 슬로 라이프와 함께 각광을 받고 있는 자전거, 그리고 가장 손쉽게 빨리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 적당한 빠르기와 속도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차, 다른 여행 수단에 비해 가장 빠르고 긴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바다나 하늘을 이용하는 배, 비행기 등. 다양한 여행 수단이 존재하고 있다.

 

인간이 긴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의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빠르기로는 비행기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빠르기에 비해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도보는 느리기는 하지만 주변풍경을 여행자의 안에 전부 담을 수 있고 언제든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래서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자신들만이 선호하는 여행방법이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그리 넓은 편이 아니어서 대체로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유럽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보다 면적도 넓고 국경을 넘나드는 일도 많기 때문에 기차를 이용한 여행도 많다. 가까운 일본도 마찬가지다. 유럽과 일본을 여행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 중의 하나가 기차여행이었다. 속도도 적당하고 주위 풍광을 즐기기에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서 좋은 것 같다. 기차 여행만이 가지는 낭만과 운치는 남다른 것 같다.

 

이 책은 세계를 여행하는 방법으로 기차를 선택했다. 책에는 전 세계에서 꼭 타봐야 할 매력적인 기차 20개가 소개되어 있다. 생 모리츠와 체르마트를 잇는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빙하 특급, 멋진 알프스를 품에 안을 수 있는 융프라우 등산 기차, 마테호른을 만날 수 있는 고르너그라트 등산 기차 등 유럽을 즐길 수 있는 기차 여행 10선, 그리고 블루트레인, 캐나다 횡단 기차, 화이트패스 산악 기차, 안데스 고산 기차에서 히말라야 협궤 기차까지 대륙 기차 여행 10선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누구나 일상을 떠나 기차에 몸을 싣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과 멋들어진 기차 여행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같다. 경험하지 않고는 전달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스위스를 다시 한 번 기차로 여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젊은 시절의 자유롭던 몸이 이제는 매인 몸이 된지라 쉽지가 않다. 그나마 이 책으로 눈만이라도 그때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사진작가들이 쓴 책이어서인지 사진 한 장, 한 장이 전부 예술이다. 다른 여행서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진들이다. 각 기차 여행의 말미에는 여행길에 가 볼 만한 곳과 여행정보를 실어두고 있다. 여행지까지 가는 방법과 여행하기 좋은 시기, 예약 안내, 식사, 환율, 웹사이트 등 다양한 여행 정보를 수록하여서 처음 기차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알찬 길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럽 여행을 할 때 유럽 각국을 넘나드는 기차를 보면서 상당히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두 동강이가 난 우리의 현실로는 기차로 유럽까지 가는 여행은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부산에서 출발하여 유럽 끝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을 상상한다. 아니 상상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세계기차여행, 유럽, 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