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날씨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덥다. 이 더위를 떨쳐 버리고 싶다. 속내는 더위보다는 팍팍한 도시 생활과 매일 반복되는 무미건조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거다. 이제 조만간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겠지. 모두들 자신들만의 꿈과 생각을 가지고 길을 나서겠지. 여행을 가도 덥기는 마찬가지고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집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그저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왜 우리는 여행을 떠나려고 할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제각각일 것이다.

 

누구는 기분전환과 심신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구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생각을 위해서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구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구는 괴로운 마음이나 추억을 떨쳐 버리기 위해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구는 그저 여행이 좋아서 여행을 간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책은 이처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여행을, ‘성장, 자유, 사랑, 실연, 추억, 여유’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누구나 살면서 성장통을 겪고 사랑을 하며 그 사랑에 마음아파하는 실연의 경험을 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자유로워지는 꿈을 꾼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지나온 길이고 지금 현재이며,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인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밤을 새하얗게 새운 적도 있을 것이다. 이때 생각나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한다.

 

성장 편에서 파리, 루체른, 디종, 그라나다, 하이텔베르크, 베네치아, 카라트라카가, 자유 편에서 마카르스카, 카시, 니스, 프라하, 본드, 스플리트, 로텐부르크, 카를로비 바리, 사랑 편에서 그라나다, 프리힐리아나, 잘츠부르크, 세비야, 브뤼헤, 카파도키아, 카르모나, 카디스, 실연편에서 마터호른, 론다, 파리, 체르마트, 토레몰리노스, 리옹, 베네치아, 추억 편에서 스플리트, 롱샹, 말라가, 파묵칼레, 아비뇽,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 여유 편에서 프라하, 론다, 카프리, 두브로브니크, 모로코, 말라가, 로도스 섬, 두브로브니크 등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지은이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이는 여행지의 모습은 다채로운 색깔로 다가온다. 짤막짤막한 글과 여행지를 담은 사진은 놓치기 쉬운 여행지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미 알고 있는 곳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접하게 된 곳도 있다. 모두 아름답기 그지 없는 곳이다. 한 번쯤 떠나보고 싶은 곳이다.

 

누구나 지금 현재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없는 시간과 공간으로 간다면 나 자신을 새롭게 돌아보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여행은 우리 삶에 있어서 때로는 친구로부터, 선배로부터, 부모님들로부터 조언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내 마음 속으로부터 끄집어 내는 묘한 매력을 가진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그런 지은이들의 여행에 대한 사소하면서도 진실된 마음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행의 목적이 어떠하든 우리는 여행을 통해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시간, 공간, 그리고 익숙한 사람과 같이 동행하는 편안함.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여행은 나에게 또 다른 매력적인 일상으로 다가온다. 굳이 거창한 목적을 내세우거나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지 않더라고 내 마음과 몸은 벌써 여행지로 향해 뛰어가고 있다.

여행, 목적, 자유, 성장,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