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경제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방금 TV 뉴스 프로그램에서 묻지마 식의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는 것을 봤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은 사람들을 육체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 보다도,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게 만드는 것 같다. 자살율도 해년마다 증가하고 있고, 의학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오염, 불규칙적인 식사, 술, 담배 등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여러 가지를 들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아주 위험한 수위에 까지 와있다.

 

위와 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인간의 심리적인 면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서점가에서도 심리학에 대한 책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심리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철학과 함께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인접 학문과의 교류를 통해 그 내연과 범위를 더욱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정치, 경제, 범죄, 미술, 음악, 문학, 마케팅 등 심리학이 손을 뻗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인간의 활동 자체가 의식과 관련이 있는 것이어서 다른 인접 학문 분야에도 심리학이 많이 응용되고 있다(물론 무의식과 관련한 인간의 활동도 있다. 무의식도 심리학의 연구대상에 포함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만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심리학이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으로서 심리학과 관련한 책을 읽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해도 힘들지만 선택은 더더욱 어려운 것 같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쓴 글같다. 일반인들이 심리학을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 형식을 빌어서 심리학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서 주변에서 흔히 접하거나 접할 수 있는 내용과 현상들을 소재로 한 탓에 심리학과 연결시킨 이야기 자체는 생동감이 있고 재미가 있다.

 

책은 ‘마음을 열어주는 일반 심리’, ‘세상과 소통하는 사회 심리’, ‘성격의 비밀을 밝히는 인격 심리’, ‘마음을 치유하는 의학 심리’, ‘풀리지 않는 초현실 세계의 생리 및 기타 심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제에 해당하는 에피소드를 심리학과 연관시켜서 간단 간단하게 설명하고, 말미에는 팁으로 심리학에 대한 상식을 실어서 심리학에 흥미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지은이가 중국 출신이어서인지 책에는 중국 역사, 문화, 고사 등 중국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중국 문화와 역사 등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뚱맞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들일 수도 있다.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쓰려고 한 흔적은 보이지만,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는 평이한 글도 많아서 전체적으로 내용이 고르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글이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최근 불어오고 있는 심리학 열기에 몸을 맡겨 보는 기회로 삼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면 이 책을 읽은 성과는 있지 않을까 한다.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