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의 역사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 책을 읽은 것은 희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래서 흥미로워 보이지 않는 부분들은 스킵했다.

 인상적인 정보들이 있다. 예시하기로 한다. 최초의 도서관 설립자는 티글라트 필레세르 1세다.(34p) 그는 기원전 1115년부터 기원전 1077년까지 아시리아를 다스렸다. 아시리아의 종교적 수도 아슈르의 성전 유적에서 함께 소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점토판이 발굴되었는데, 그 내용과 재질의 유사성, 연대적 표시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유물들은 티글라트 필레세르 1세 재위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장서들이 최초의 도서관의 증거라 할 수 있다.

 그 장서들은 대개 실용서들이었다. 순수한 문학 작품은 많지 않았고, 천체나 유령, 천재지변과 관련한 예언서, 어휘 목록, 학습서 등이었다.

 그러나 기원전 668년부터 627년까지 재위했던 아슈르바니팔이 세운 도서관이야말로 체계적으로 도서를 갖춘 최초의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19c에 니네베에서 발굴한 막대한 양의 점토판들이 그 증거다. 그 중에는 도서관의 설립 목적이 '왕의 명상과 암송'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점토판도 있었다. 후대의 학자들은 그의 막대한 장서가 바빌론 신전에 소장되어 있던 것을 옮긴 것이라고 몇몇 기록의 파편들을 통해 추측한다.

 그 외에 장서의 도난 위험에 대한 걱정이 당시에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신의 이름으로 도난자에 대한 경고가 적혀 있다. 그나마 그 도서관은 제한된 곳이어서 그런 위험이 덜했겠지만, 당시 학교등에 있었던 도서관은 대출이 비교적 용이했으므로 그런 위험이 많았을 것이다.

 이상이 고대 근동 오리엔트의 도서관에 대한 대략의 내용이다. 저자는 파피루스라는 보관이 어려운 필기재료를 사용하여 오늘날에는 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이집트의 장서들에 비하여, 점토판을 사용한 근동의 도서관사는 비교적 연구가 가능했다고 보는 것 같다. 우리가 이집트의 장서들에 대하여 알 수 있는 것들은 기원전 1세기에 그리스의 디오도로스가 남긴 기록을 통한 간접적인 것이다.(49p)

 이상은 챕터1에 불과한 것으로 총 9개의 챕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