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18c의 '도널드슨' vs '베케트' 사건을 통하여 저작권의 형성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책을 자유롭게 출판하려던 '도널드슨'과 영구적인 출판독점을 유지하려던 대형출판업자 '베케트'가 맞붙은 이 사건에서 저작권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벌어진다. 이 책은 그러한 논쟁을 문화적 배경과 함께 간결한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러한 논쟁중 일부분을 보자.

 '베케트'가 주장한다.

 책이란 고귀한 정신을 가진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는 것이므로 그 출판권을 영구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곧 저자의 인권을 지켜주는 것이다.

 작가의 인권을 방패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어디서 보았을까? 최근 벌어지는 각종 고소사건의 대리인들이 늘 하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도널드슨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과연 상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물론, 영국 상원은 '도널드슨'의 손을 들어준다. 저작권의 영구성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만약, 이러한 판결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먼저, 지금처럼 저렴하고 다양한 판본의 고전출판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문화의 유통도 상당히 지체되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빠른 문화소통의 도구가 있음에도, 법적규제로 제대로된 문화혁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당연하게, 구텐베르그프로젝트나 직지프로젝트 같은 고전 공개 프로젝트같은 것들도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저작권이 좀 더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한양대학교 로스쿨 박성호 교수의 이야기를 인용해 본다.

334~337p 부분인용

 도발적인 주장이기도 하지만, 공감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작권 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상당한 일리가 있는 셈이다. 저작권에 대한 범사회적 토론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작권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사족 : 저작권자의 권리(author's right)와 출판독점권(copyright)은 구별되어야 하지만, 종종 저작권이라는 한 단어로 번역된다. 이 책에서는 두 단어를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