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두꺼비?"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두꺼비면 그냥 두꺼비지 옴두꺼비는 뭔가 궁금해져서 사전을 찾아보니
두꺼비를 달리 이르는 말로 몸에 옴딱지가 붙은 것 같아 보이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등이 울퉁불퉁 못생긴 두꺼비가 장가를 간 이야기라고 하니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지요.

간절히 자식을 기다리다 두꺼비를 낳았음에도 가난한 부부는 그림에서처럼
진심으로 기뻐하며 애지중지 키웠다고 하니 이들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신체가 불편한 장애아를 가진 부모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모습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만 자신이 간절히 바래서 낳은 귀한 자식이기에
진심으로 사랑하며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무럭무럭 자란 옴두꺼비가 김 좌수 댁 따님과 혼인을 시켜달라고 하는데
여느 부모 같았으면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을텐데
아버지는 큰 맘 먹고 찾아가 이야기를 하지요.
옴두꺼비를 정성껏 키운 것도 대단한 일인데
어쩌면 다른 사람한테 무시를 당하거나 놀림을 당할 일임에도
자식을 위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었다는 것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아마도 저는 이런 입장이 되었다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진 것인지
김 좌수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달리 딸들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는데요.
이야기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지요.

지혜로워 앞일을 잘 헤아리는 좌수 영감은 옴두꺼비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일 거라 생각하고는
세 딸을 불러 누가 시집갈지 물어보니
첫째와 둘째 딸은 죽어도 안된다고 하지만 속 깊은 막내딸은 시집을 가겠다고 하지요.
아마도 저 같아도 절대로 안된다고 했을 것 같은데
김 좌수와 막내딸은 어떤 이유로 혼인을 강행한 것일까요?
그것은 그들이 두꺼비의 겉모습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비록 모습은 못생긴 두꺼비지만 사람의 몸에서 태어난데다가
사람보다 오히려 더 영특해보였기 때문이지요.
위대한 천체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의 경우에도 근육이 굳는 병에 걸려 정상인과 달리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의 영특함으로 위대한 업적을 세울 수 있었으니까요.
세상을 살아가는데 외모는 별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두 사람은 벌써 깨닫고 있었는가 봅니다.

첫째와 둘째 딸은 옴두꺼비와 혼인하는 막내를 더욱 못살게 굴었지만 막내딸은 꾹 참고 견뎠지요.
좌수는 첫째와 둘째 딸을 먼저 혼인 시키고 막내 딸이 드디어 혼인을 하게 되자
기분이 좋은 옴두꺼비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빙글빙글 웃었지요.
신방에 든 옴두꺼비 신랑은 막내딸에게 가위로 자신의 등가죽을 꾹 베어달라고 하여 시키는대로 하자
옴두꺼비 가죽 속에서 귀티가 흐르는 청년이 썩 나와 색시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정말 좌수와 막내 딸이 선경지명이 있는가 봅니다.
솔직히 막내 딸 또한 두꺼비가 뭐가 좋았겠습니까.
아마도 속으로는 무척 속이 상했을 겁니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모습의 옴두꺼비 신랑이 금세 변신하여 누구보다 멋진 청년이 남편이 되었으니
그 순간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쩌면 이널 막내 딸의 믿음이 옴두꺼비를 멋진 사람으로 변신시킬 수 있도록 해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를 믿어주고 응원해준다는 거...
쉬운 듯 보이지만 참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막내 딸은 아무런 댓가나 기대없이
있는 그대로를 믿어주었다는 것이 막내 딸에게 큰 복을 가져다주었는가 봅니다.
언니들에게 구박받던 막내 딸이 행복해질 수 있어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세 명의 사위들은 사슴 사냥을 나가게 되었고
옴두꺼비는 데려가 하인에게 가위로 등가죽을 베어 달라고 하여 청년으로 변신하고는
산신을 불러내어 사슴 백마리를 잡아다 달라고 하지요.
다시 옴두꺼비가 된 청년이 사슴들을 데리고 산을 내려가자
한마리도 잡지 못한 두 사위가 옴두꺼비의 사슴들을 몰고 집으로 가서는
자신들이 잡은 사슴들이라고 거짓말을 하지요.
사슴으로 잔치가 벌어진 자리에서 색시에게 가위로 등가죽을 찢어달라고 하고
훌륭한 청년으로 변신한 옴두꺼비는 좌수 영감 부부에게 큰절을 올리고
색시와 자신의 부보를 양쪽 겨드랑이에 끼고 훨훨 날아 하늘로 올라갔답니다.
옴두꺼비가 산신을 마음대로 불러내는 것을 보니 산신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가 본데요.
마지막에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을 보니 옥황상제의 아들 쯤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자신을 놀리고 골탕먹인 사위들을 혼내주지 않고 마지막까지 예의를 갖추는 옴두꺼비의 모습을 보면서
옴두꺼비의 인격을 어느 정도 엿볼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다른 사람들 같으면 벌을 내렸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에
우리 아이들도 옴두꺼비처럼 넓은 아량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외모만 가지고 놀리거나 하찮게 여기는 두 언니들과 사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과 다른 하찮은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도 존중해주고 상처를 주거나 무시하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래봅니다.

이 책을 읽고보니 언젠가 읽은 기억이 있는 전래동화더군요.
그때 읽은 책에서는 그냥 두꺼비 신랑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옴두꺼비 장가간 이야기'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다시 듣고보니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결말이 그때 읽은 책과 조금은 다른 듯 하지만
'방구이야기' 시리즈는 박영만 님의 '조선전래동화집'을 원전으로 하여 재미있게 꾸며진 이야기이니
이번 이야기가 더욱 원작에 가까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네요.
읽는 내내 정말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는데요.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의 다음 시리즈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