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지 어디선가 접해 본 경험이 있을 법한 설정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를 느꼈다.

 

설정을 알게 된 동시에, 이미 머리 속엔 여러 가지 방향으로 줄거리가 세워지고 곁가지가 뻗어 나갔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이 작품은..

 

수 십 가지의 선행적 상상이, 모두 산통이 깨질 정도로 시시한 전개를 보여 준다.

 

미래에서 온 아들과 과거의 아버지를 만나게 한다는 흥미로운 소재에 대한 환상을 품은 내가 바보랄까?

 

책의 내용 전개보다 내 머리 속 전개들이 훨씬 흥미롭게 느껴져서 한 참을 허탈감에 빠졌다. 

 

 

어처구니 없는 착각이 하나…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 아닌가?

 

그는 절대 내 머리 속 환상을 이루어 줄 작가가 아님을 깜빡 하다니..

 

너무도 현실적 이여서, 결국은 시시하게 느껴지는 결말로 치닫는 그의 작품들인데..

 

도키오 역시 그랬다..

 

소재의 특이함(?)은 그저..

 

어른이 되지 못한 한 어른이, 조금씩 자신을 돌아보고 어른으로서의 인생을 살아가게 만드는 소재로 쓰일 뿐이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아닐까?

 

어른이 된다는 것..성장 한다는 것…

 

미래의 자식이 와서 일일이 깨우쳐 줘야 겨우 한 걸음 내 딛을 수 있을 만큼 어렵고 힘든 것..

 

그것이 어른의 인생인가..싶다..

 

 

 

나같이 어린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자면 이 작품은 섬뜩 하기 까지 하다.

 

딸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를 돌이켜 볼 필요도 없이

 

딸아이를 통해서 인생을 배우고 어른이 되어가는 매일의 일상을 결코 부정 할 수 없으므로.

 

혹..울 딸도 미래에서 날 어른으로 이끌려고 왔는가???

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