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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전쟁』, 김진명 

김진명 작가는 출간되는 소설들마다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반도가 직면한 과제나 문제의식을 핵폭탄급으로 터트린다. <글자 전쟁>에서도 주인공인 '이태민'을 통해 한 소설가의 죽음속에 한자의 내막과 진실에 도달하면서 5천 년간 잠들어 있던 거대한 진실의 위용을 드러낸다.

2. 『오 봉 로망 Au Bon Roman』 by 로랑스 코세 

로랑스 코세의 <오 봉 로망>은, '오 봉 로망 Au Bon Roman(좋은 소설이 있는 곳)'이라는 서점을 중심으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이 기본 틀이다. 소설은 '진정 좋은 소설이란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넌지시 묻고 있다.

​3.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by 리안 모리아티 

리안 모리아티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이미 그녀의 전작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 《허즈번드 시크릿》을 통해 그 위용을 드러냈고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사건과 사고를 쉴새없이 연발한다.

4. 『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 by 르네 망조르 

르네 망조르의 <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는 올해 내가 읽은 스릴러 중에 단연 최고였다. 최면으로 살인을 유도하는 마취소생 전문의 헬렌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안고 있다. 연쇄살인을 수사하는 미국 FBI 최고의 범죄학자 달리아, 스코틀랜드야드의 베테랑 수사과 경감 매케나 그들 역시 과거의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간다. 진정한 삶의 회복은 상실을 인정하고 슬픔을 완화하는 과정을 지날 때에만 가능하다.

5. 『바보 빅터』 by 호아킴 데 포사다 

호아킴 데 포사다의 <바보 빅터>는 국제 멘사협회 회장이 된 빅터라는 인물이 1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바보로 살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펼쳐진 이야기다. 또 다른 주인공 '로라'는 '못난이' 콤플렉스로 힘겹게 살았던 사연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고백한 '트레이시'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한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도 자신을 과소평가하면 재능을 펼치지 못한다는 교훈이 뼈 속 깊이 각인되는 소설이다.

6. 『달팽이 식당(食堂かたつむり)』 by 오가아 이토 

<달팽이 식당(食堂かたつむり)>에는 모든 것이 음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주인공 린코가 링고(りんご)로 잘못 발음된 '사과'로 통하는 것도, 가장 소중한 것은 모두 음식을 보관하는 냉장고 속에 밀어넣는 엄마의 괴벽이 그렇고, 깡그리 다 도둑 맞았어도 할머니의 겨된장만큼은 지킨 것이 그렇다. 그래서인지 링고가 개점한 달팽이 식당은 마법의 레시피를 불러오고 그곳에서 음식을 먹은 사람은 간절한 소원까지 이뤄진다. 사랑과 음식을 동격으로 두다가 종국엔 죽음까지도 그 위에 얼렁뚱땅 믹스되게 만드는 묘한 기운을 느끼게 만드는 달달한 소설이다.

7.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All the Light We Cannot See) by 앤서니 도어 

앤서니 도어의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은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시대극이지만 다양한 상상력과 소재가 결합한 소설이라 흥미를 더한다.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시력이 멀어진 프랑스 소녀 마리로르와 천부적인 과학적 사고를 지닌 독일의 고아 소년 베르너의 시점으로 1934년부터 1944년까지의 이야기를 횡단한다. 독재에 순응하며 권력 앞에 무력했던 시절, 불안과 위험이 사방에 도사리고 인간성 말살로 상처를 보듬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한 소년과 소녀의 퇴색되지 않은 순수성을 확인한다.

8. 『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by 이동연

<명작에게 사랑을 묻다>에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지성을 갖춘 예술가들의 고단했던 삶과 빛나던 시절의 가슴 아픈 사랑이 그들의 명작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림, 춤, 노래, 음악, 영화, 소설, 사진, 그리고 시라는 각자 그들만의 가장 위대한 언어를 통해서 말이다. 그들에게 영감의 원천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9. 『검은 수련』 by 미셸 뷔시

미셸 뷔시의 <검은 수련>은, 환상적인 표지에서부터 매혹된다. 소설은 스릴러의 진수에다 문학성까지 입체적으로 잘 살려낸 가독성있는 수작이다. 인상파 화가 모네의 미술 모티브를 전면화하여 나름의 예술적 무게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중독성 있게 물흐르듯 빠른 전개로 넘어간다. 과거에 읽었던 추리소설이 공허한 진공 상태나, 맥 빠지는 결말 때문에 늘상 기대감을 내려놓게 했다면, 이 소설은 재미를 보상으로 받을 것이다.

10.『영문학 스캔들』 by 서수경

<영문학 스캔들>은, 오늘날까지도 유명한 작가들의 불꽃같은 삶과 불멸의 작품들을 조명했다. 아울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들의 뒷이야기들을 함께 실어, 각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새롭게 다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