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는 그리스 신들과 문화를 그린 방대한 이야기로써 수많은 사람들과 문학가들에 의해 각색과 변천을 거듭해왔으며,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와 예술, 문학과 삶에 걸쳐 두루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모든 민족의 신화가 그러하듯 그리스 신화 역시 초자연적 요소를 지닌 판타지 성격이 다분하다. 또한, '신화를 삼킨 새로운 이야기'는, 신화 속 인물에 대한 부연 설명과 함께 평소 의문을 가졌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한결 흥미로운 코너다. 헤라클레스로 인해 생겨난 은하수(Milky Way)와 지브롤터 해협, 사계절의 탄생, 약 오천 년 전 바빌로니아 지역에 사는 유목민들이 처음 만들어낸 별자리 이름(88개), 별이 된 사람들,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짝사랑한 남자들의 죽음, 전갈자리와 오리온자리의 상관관계, 영웅들의 스승 반인반마 케이론, 그리스의 드림팀 아르고 원정대, 불운한 천재 다이달로스와 아들 이카로스, 트로이 전쟁이 사실이라는 증거로 트로이아 유적과 함께 그리스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 남자들을 좋지 않은 상황으로 끌고 가는 치명적인 여인들 신화 속 팜므파탈(켈트족의 설화 '메이브' 여왕, 힌두 설화 '모히니', 고대 그리스 '아프로디테'와 '헬레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온 사건이나 상황이 격언 또는 관용어가 되어 수천 년이 지난 요즘까지도 쓰이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롭다. 자신의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이나 의견을 뜯어 고치려는 행동을 뜻하는 '프로크루테스의 침대', 어떤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실마리라는 의미의 '아리아드네의 실', 지나친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불행을 자초한 상황 혹은 미지의 세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또는 도전 정신을 뜻하는 '이카로스의 날개', 어떤 선택을 해도 그 선택으로 인해 불화나 불행이 일어난다는 뜻의 '파리스의 사과', 치명적인 약점이나 유일한 약점을 일컬을 때 쓰는 '아킬레스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것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하는 것 혹은 외부 요인이 내부를 무너뜨린다는 의미의 말 '트로이의 목마' 등은 우리 실생활에 두루 쓰이고 있다.

 

소개된 이야기는 총 여섯 편이다. 불사신이 된 영웅 헤라클레스와 불운한 영웅 페르세우스를 보면, 최고의 신 제우스의 바람기로 인해 아내 헤라의 질투는 인간과 신들의 세계를 바람 잘 날 없게 만든다. 많은 여신들과 관계를 가진 덕분에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아테나, 아르테미스, 아폴론, 아레스, 디오니소스와 같은 신과 영웅을 자식들로 두었으니 여성편력은 권력의 또 다른 이름인듯하다. 인간들이 떠받들고 우러러보는 신이자 권력자가 불륜으로 점화된 스캔들이나 빵빵 터트리고 다니다니 이게 어디 신이 할 짓인가! 명색이 최고의 신이라곤 해도 아내 헤라를 무서워하는 것을 보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기도 하다. 포세이돈의 아들 오만한 사냥꾼 오리온, 메데아의 맹세를 깬 바다의 방랑자 이아손, 인류 최초의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 여신보다 아름다운 여신 헬레네의 사랑을 얻기 위한 십 년 동안의 트로이 전쟁 등으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화려한 색감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재미를 더한다.

『나의첫그리스신화:3권영웅들의모험』, 도나조나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