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가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살해되어진 스테파니 슈네베르거의 이름이 독일어로 백설공주(슈네비트헨)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쓰여졌다는 게 다소 어이가 없지만.

솔직히 초반에는 책 내용에 집중하지 못했다. 독일 사람들의 열자 가량 되는 이름을 익숙하게 외우질 못해서 ‘이게 누굴까, 아까 말한 사람이었나?’ 하면서 앞부분을 다시 들춰보는 수고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했다. 하지만 거듭 읽다 보니 자연스레 그 긴 이름을 어느새 알고 있었고 그제야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하지만 불필요한 또 한가지,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게 그 외우기 힘든 이름을 달아주는 것도 모자라, 그들의 과거와 현재 내지는 집안내력 또는 연애사까지 들먹이는 것은 지나친 가치치기가 아니었나 싶다. 작가가 아무리 재담꾼이라 해도 불필요하게 삐져나온 가지에까지 호의를 베푼 건 사족이 아니었나 싶다.

두 소녀를 살해하고 10년형을 선고받은 30살의 청년 토비아스가 출감 직후, 이와 연관된 일련의 사건들에 휘말리면서 과거의 살인사건을 파헤쳐가는 추리소설이다.

공부와 외모 어느 것 하나 손색이 없는 토비아스는 정황만을 가지고 살인죄로 체포된다. 그를 오매불망 기다려준 죽마고우 나디아는 톱스타가 되어있었고, 자신의 부모는 살인자 자식을 뒀다는 이유만으로 가게가 망하고 이혼을 하고 금쪽같은 땅마저 마을의 거물급 테를린덴에게 헐값에 팔아버렸다. 출감 후에도 마을사람들의 집단 이지메는 그칠 줄 모르는 가운데, 어머니는 ‘11년 전 살해되었던 로라’의 아버지로부터 습격을 당하고 의식불명에 이른다. 이에, 형사 피아와 그의 파트너 보덴슈타인은 11년 전 토비아스 사건에까지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데, 죽은 소녀 스테파니를 닮은 아멜리가 실종되고, 자신만의 은신처에 스테파니를 눕혀놓은 티스가 범인인줄 알았지만 그마저 사라지고 만다.

알텐하인 마을사람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토비아스 개인의 삶은 뿌리째 위협 받았다. 테를린덴은 마을에서 특권지배계층에 속하고, 그의 욕망과 위선과 특정이익에 마을사람들은 합리화되고 쇠뇌되었다. 라우터바흐 또한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쉽게 살인을 저질렀고, 살인을 덮고자 또 다시 권력을 행사하면서 자신보다 나약한 자들에게 서슴없이 죄를 덮어씌운다. 복잡하게 얽힌 알텐하인의 순진한 시골마을에는 권력의 음모가 숨어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