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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계절이 성큼 다가옴에 세월은 유수같이 빠르기만 하다. 불혹의 나이속에 잠시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되새겨 볼 수 있는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그때가 더 행복했네'라는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멋진 한권의 책을 계절의 여왕인 5월에 만났다. 이 책과 더불어 지난날들의 추억을 상기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가질 수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행복함이 느껴진다.

지금도 부모님이 고향에서 살고 계시기에 가끔 시골에 가면 나도 모르게 옛 시절의 추억과 풍경이 떠오른곤 한다.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시골 읍내에서 보내고 20대 중반부터 도시 생활에 물들며 살다보니 더욱더 옛 시절이 그립고 지난 시절의 풍경이 향기롭고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일간지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이호준님이 카메라와 수첩 한 권을 들고 전국을 돌아 다니며 기록하며 사진으로 찍었던 풍경을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했던 것들을 이번에 오프라인 밖..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책은 편의상 4묶음으로 구성했는데 제 1묶음은 '청보리 일렁이던 고향 풍경'이라는 테마로 보리밭,원두막, 초가집 등 자연과 어우러진 우리의 멋을 전하는 소재를 담았고, 제 2묶음은 '연탄.등잔, 그 따뜻한 기억이라는 테마로 달동네,고무신,손재봉틀 등 소재를 담고, 제 3묶음에서는 양조장,전통혼례,굿 등 소재를 담고 '술도가.서낭당이 사라진 뒤'라는 테마로 묶었다. 그리고 마지막 4묶음에서는 '완행열차와 간이역의 추억'이라는 테마로 구멍가게,옛날극장 등 오래된 얼룩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4가지의 테마속의 소재속에 나와 연관이 깊은 소재와 함께 나의 지난 시절의 향수를 그려본다.

#원두막&장독대

청보리 일렁이던 고향풍경을 첫번째 테마로 원두막,섶다리,대장간,보리밭,돌담,초가집,장독대 등 소재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 원두막과 장독대의 풍경을 그려본다. 어릴적 나의 집에서도 여름이면 언제나 밭에다 참외를 심고 원두막을 짓곤 했다.시원한 원두막에서 방학 때면 식구들과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냈던 여름날들이 지금도 무척 좋았던 것 같다.

어릴적 우리집 앞 마당 한 구석에도 많은 장독대가 놓여져 있었다. 장독 안에는 해마다 장을 담아 보관을 했다. 간장,된장,고추장 등 그리고 그 밖에 잡곡이며 여러 김치나 반찬거리를 보관을 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장독대는 가문의 상징과도 같은 보물항아리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지금도 시골집에 가면 세월의 무상함을 전해주듯 장독대가 듬직하게 고향을 지키고 있다.

내가 깨달은 장독의 의미는, 한 집안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증표였다. 그 구성원들이 세워 놓은 깃발이었다. 비록 경제적 곤궁과 뺨을 할퀴어 대는 시적의 삭풍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질지라도,유리왕자의 '부러진 단검'처럼, 장독대가 존재했다는 증표 하나쯤은 품고 가야 했다.(P51)

#구멍가게&도시락

내가 살던 시골집 바로 뒤에 구멍가게가 있었기에 매일 구멍가게를 기웃거리며 살다 시피했기도 했다. 더우기 구멍가게의 주인의 딸과 아들이 친구이자 후배이었기에 구멍가게에서 보낸 추억들이 무척이나 많다. 저자의 글처럼 물물교환 장소이기도 했고 동네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했음을 공감하는 바다.

초등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지 10여년 이상을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는데 추억이 보리알처럼 박혀있는 어머님이 정성스럽게 싸준 도시락의 맛은 꿀맛처럼 달콤했기에 도시락의 향수는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가 없다.

어른이 되어 지난 시절의 향수를 되새기며 나누는 것은 마치 다시 동심의 세계로 여행을 가는 느낌이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것들과 잊혀져가는 것들의 향수를 되새겨 보면..저자의 말처럼 시간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지우개라는 사실을 실감을 한다.

저자가 생생하게 전해준 사진과 글로 어려웠던 지난날들의 풍경과 함께 그 시절을 살지 않았던 젊은 세대들도 간접경험을 통해 충분히 공감하리라 본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체험을 했던 곳을 기행수첩으로 전해줌에 더욱더 여행지의 정보가 실감이 난다.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할 지라도 지난 시절의 향수처럼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영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