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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 어느새 중반에 접어들며 푸른 5월을 앞두고 있다. 화사한 봄날 속에 산과 들에는 진달래,철쭉,라일락 등 봄꽃이 완연하게 피어 봄꽃 잔치가 한참이다.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어느새 잎이 파롯파롯 돋아나오며 녹음이 짙어간다. 삼일 전에는 날씨가 갑작스럽게 더워 마치 초여름 날씨가 이어져 금방이라도 봄이 가고 여름이 다가올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은 바람이 불고 온종일 비가 내려 변덕스러운 봄날씨가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은 포근하고 따스한 햇살과 함께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화창한 봄날이 펼쳐졌다. 봄날이 깊어가며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바쁜 일상 속에 잡념도 많고 집중이 되지 않아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좋아하는 책 한권 제대로 읽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예전에는 요즘보다 바쁘고 시간이 없더라도 책읽을 시간을 만들어 읽었는데..변명과 핑계를 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아무리 바쁘고 정신 없더라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틈틈히 책을 읽으며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으르고 나태한 정신탓에 책 한권 제대로 읽지 못하며 하루 하루를 보냈던 4월의 봄날을 깊이 반성을 해 본다.

지난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었다.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독서에 대한 중요성과 함께 책에 대한 명언을 새롭게 새겨보며 더욱더 열심히 독서에 매진하기로 결심을 했다. 책을 읽으며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4월을 보내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틈틈히 읽은 수필집<손바닥 수필>을 다시 한번 펼쳐보며 수필의 세계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 본다.

24년 전 대학시절에 책을 읽을 때 소설 보다는 에세이나 시집을 늘상 가지고 다니며 읽었기에 사회생할을 하면서도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산문,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왔다. 그동안 많은 수필을 읽으며 나이를 먹었기에 수필은 지금도 나에게 가장 친숙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마음의 글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에 읽게된 <손바닥 수필>은 책의 제목 만큼 손바닥 보다 약간은 큰 크기의 책으로써 두꺼운 겉 표지로 되어 있어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펼쳐보며 읽기가 좋은 수필집이다. 특히 책의 저자 최민자 님은 내가 살고 있는 전주에서 출생한 분이기에 더욱더 인상 깊게 마음에 다가왔다. 책 머리에서 저자는 글쓰기란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호시탐탐 가격해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허무에 대한 전면전 같은 것이다. 글도 삶도 손바닥 크기를 넘지 못했다. 쓸쓸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나또한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틈틈히 글을 쓴지도 꽤 된 듯하지만 아직도 글쓰기에 두려움도 많고 부족함이 많다. 책을 읽고 지식과 지혜를 얻은 만큼 내 삶도 풍요롭고 알찬 삶이 되길 꿈꾸며 노력하지만 매번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삶과 글도 손바닥 크기도 넘지 못한채 오늘을 보냄에..부끄럽고 쓸쓸하다. 밤이 깊어가며 졸음이 밀려 온다. 사는게 별거 있겠어. 인생이 그렇지..스스로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아직도, 끝끝내, 사는 게 뭔지 알 수는 없어도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인 생 뭐.....있어!

물음표와 느낌표, 그 두 부호 사이를 바장이는 지도 없는 여정. 어쩌면 그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p29)

책을 읽고 나서 수필의 정의를 파헤쳐 보면 어떤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개인적인 서정이나 사색과 성찰을 산문으로 표현한 문학이다. 더 쉽게 말하면 생각나는 대로 붓가는 대로 견문이나 체험, 또는 의견이나 감상을 적은 산문 형식의 글로써 흔히 수필을 essay라고도 한다. 삶을 이어오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고 인상 깊은 수필을 꼽는다면 학창시절에 국어 시간에 배웠던 피천득의 인연이다. 한국 수필 문학의 대가로 꼽힐 만큼 주옥 같은 수필을 남긴 피천득의 수필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변색되지 않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아낌없는 찬사를 받으리라 본다. <손바닥 수필>책의 뒷표지 글에서 피천득 작가의 추천사가 있다." 최민자님의 글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들어 있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유연성이 있다고 했다. 또한 반짝이는 예지, 조금만 드러낼 줄 아는 자제력, 정제된 언어 그런 것들로 해서 그의 글은 아름답습니다. 그의 글에 대해서라면 나는 어떤 찬사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수필의 대가 피천득 작가가 최민자 님의 수필을 칭찬한 만큼 바쁜 일상 속에 시나브로 읽은 최민자 저자의 <손바닥 수필>은 두 손으로 책을 잡고 펼쳐보며 마음의 잔잔한 감동의 여운과 함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었다. 나도 기회가 되고 여건이 된다면 아름답고 감동이 있는 마음의 수필을 꼭 써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