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 치료는 소통에서 시작한다.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슴으로 들은 신경외과 의사의 세상 읽기(책 소개 글 중에서)를 담은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책을 만났다. 책의 저자 임재현 님은 현재 척추-관절 전문 서울 나누리병원 원장으로써 통증 없는 척추 유합술을 개발, 시술해 왔으며 비수술 운동 치료에도 명망이 높다고 한다. 저자는 환자를 치료하며 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문화 읽기와 일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처방전 쓰듯 글을 쓰는 이야기꾼이다고 했다.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 첫 산문집으로 <아프냐, 나도 아프다>를 출간을 했다.

고통 속에서 삶을, 영화 속에서 사람을, 음식 속에서 행복을 발견한 의사 이야기 .누군가 자신의 아픔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더이상 외롭거나 두렵지 않고 그 아픔을 견뎌나갈 힘을 얻는다. 이 책은 그렇게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한 신경외과 의사의 세상 바라보기다. -김혜남. 정신과 전문의 추천글 중에서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했듯이 책의 제목을 텔레비젼 사극 드라마에 나왔던 유명한 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를 책의 제목으로 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이 한마디의 말 속에 함축된 말의 의미는 백마디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동을 준다고 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희노애락이 있는 삶 속에서 고통과 아픔을 슬기롭게 이겨내며 지내다보면 기쁨과 행복이 찾아 오기에 현재의 삶에 감사하며 충실히 삶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저자는 병의  치료는 소통에서 시작한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자와 친밀감있게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는데 노력했다. 또한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며 함께 자신의 상처를 먼저 내보이고 환자의 처지에서 고민을 하고 아픔을 나누었기에 진정한 소통을 통하여 환자를 치료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책의 내용 중에서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많이 하듯이 의사들도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인 플라시보 효과처럼 의사들은 선의의 거짓말을 필요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의학 성분이 전혀 없는 약이라도 환자의 심리적인 믿음을 통해 치료 효과가 있는 플라시보 현상처럼 의사의 거짓말은 아픈 주사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되고 강력한 진통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이 간다. 저자는 진료를 하면서 늘 힘이 되는 거짓말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 거짓말이 진실이 되는 기적을 기다립니다. 비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거짓말이 진실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은 의사인 저를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P71) 

책에서는 외과 의사의 세상 풍경에서 초보 엄마의 허리 디스크 탈출기를 비롯하여 여자의 허리와 디스크에 대한 건강정보,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일자목과 거북목에 대한 건강 정보 등을 전해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영화 속 의학 이야기를 15편의 영화 이야기와 함께 건강 정보의 보따리를 시원스럽고 맛깔 스럽게 펼쳐냈다. 15편의 영화 중 괴팍한 아버지와 순진한 아들의 사랑 방식을 담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라는 영화는 여건이 되는대로  꼭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골에 계신 나의 아버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아버지로서 과연 어떤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는지....곰곰히 생각해 본다.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영화입니다.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 블레이크 모리슨의 자전적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이 작품은 1960년대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기와 아버지의 임종을 준비하는 아들의 모습을 교차하여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p304)

저자는 책의 마지막 끝부분에서 "여러분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입니까?" 질문을 남기며 책을 마쳤다. 어제 5월의 첫번 째 주말을 맞아 아내와 딸과 함게 어버이날을 앞두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뵈었다. 시골에는 93세인 할머니와 아버지와 어머니 세분이 사신다. 할머니는 치매나 큰 병 없이 소식을 하며 현재도  잘 지내시고 아버지는 고혈압과 당뇨의 합병증으로 인해 아무 일도 못하시고 집안에서만 활동하며 지낸다. 어머니는 몇 년전에 양쪽 무릎연골 수술을 하셨지만 지금도 매일 집안일을 모두 도맡아 일하시기에 현재도 무릎 통증으로 밤마다 잠을 제대로 못 이루신다고 한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와 부모님의 아픔에 도움이 제대로 되지 못함에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나의 딸은 어릴 적 부터  현재까지 아토피로 고생을 하고 아내는 약간의 디스크가 있어 여건이 되는대로 물리치료를 받으며 치료를 하고 있다. 나 또한도 역류성 식도염과 이명(귀울림)이 있어 매일 긴장을 하며 살아가는 편이다. 이처럼 나의 가정을 비롯하여 우리 주위에는 작은 고통과 아픔을 겪어가며 살아가고 있기에 얼마만큼 이러한 고통을 지혜롭게 이겨내며 긍정적인 마음과 함게 충실하게 삶을 이어가느냐에 따라 알찬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깨달아 본다. 아픈 사람이 없는 세상, 마음에 상처가 사라진 세상, 이것이 제가 바라는 멋진 세상 풍경입니다...라는 저자가 바라는 세상이 되길 나 또한도 기원해 본다.

우리는 아플 때 타인에게 기대고 싶어 한다. 아프기 때문에 더 절실한 누군가의 손길은 아픔을 견디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환자의 아픔까지 함께할 순 없어도 그 아픔을 손으로 만져보고 다독일 줄 알기에 어린 시절, 우리가  아플 때 쓰다듬어 주던 어머니의 손보다 더 강한 모성적 힘을 가졌다. -책의 띠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