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진 책을 만났다. <트레이닝 캠프>(존 고든 지음, 쌤앤파커스, 2009). 개인적으로 위즈덤하우스와 쌤앤파커스에서 나온 책을 즐겨본다. 이 번에 <트레이닝 캠프>를 선택했던 것도 출판사가 큰 역할을 했고 ‘표지 디자인’이 한 몫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장을 펴서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던 스토리 구성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저자 ‘존 고든’은 ‘에너지 버스’라는 책을 통해서 알고 있었고 그의 책을 읽고 싶다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고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는 등. 그냥 그런 이유로 저자의 책을 등한시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였을까.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하게 발견 된 이 책 <트레이닝 캠프>. 책표지를 보는 순간 내 몸의 모든 기관이 잠시 멈춰버린 듯 했다. 흰 색 바탕에 풋볼 전용 페이스 마스크 하나. 단순하면서도 끌어들이는 ‘디자인’의 힘을 느꼈다. 더군다나 ‘존 고든’에 대해 알고 싶었던 마음이 있어서 과감하게 이 책을 선택했다.

책은 프로팀에 입단하기 위해 ‘트레이닝 캠프’에 들어온 ‘마틴 존스’과 라이벌인 ‘파커 윌리암스’의 내외적인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인 ‘마틴 존스’는 5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수잔’과 동생 ‘웨스’와 함께 어렵게 생활한다. 마틴은 일찍 아버지를 여읜 탓에 사고뭉치인 동생에겐 아버지의 역할을 했고 밝고 긍정적이지만 어둠이 있는 어머니에겐 남편의 역할을 할 정도로 철이 빨리 들었다. 반면에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의 파커는 마틴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마틴의 장점은 어려서부터 많은 시련을 겪은 덕에 어른스럽고 믿음직스러웠지만 단점은 세상이 혹독하다는 걸 너무 빨리 알아버려서 남에게 도움을 청할 줄도 모르고,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작은 기적도 믿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현실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더욱이 그의 라이벌인 파커의 진심어린 격려와 칭찬도 부유하다는 이유로 거짓으로 치부한다. 또한 파커에 대한 그릇된 소식을 접한 후 더욱 경계하면서 갈등이 발생한다.

마틴과 파커의 풋볼 실력은 대등하지만 마틴의 빠른 스피드가 우월하게 묘사된다. 마틴은 첫 경기에서 두 번의 터치다운을 성공하는 등 감독과 기자들 모두 그를 주목할 쯤에 마지막 쿼터에서 발목부상을 당한다. 트레이닝 캠프에선 딱 세 번의 경기가 주어지기 때문에 부상은 선수에게 치명적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음과 동시에 부상이라는 이유로 잊혀질 수 밖에 없는 마틴에게 뜻밖의 멘토가 찾아온다.

<트레이닝 캠프>의 가장 큰 재미와 가르침은 마틴이 부상을 치료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멋진 경기를 펼쳤어도 부상당하면 프로팀에 입단할 수 없다고 주인공은 좌절하지만 부상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는 거스 트레이너. 어떻게 부상이 도움이 되는지 다음 장을 빨리 넘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독자를 유혹한다. 또한 거스는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켄코치를 소개한다.

이 책은 목표가 없는 사람이 아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지만 반복되는 노력에 지치거나 주변사람의 부정적인 말 한마디에 힘이 빠져버린 경험을 한 사람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책속의 멘토 켄코치는 마틴의 가능성을 보고 부정적인 생각을 극복하고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그가 몇 년에 걸쳐 만든 ‘전설의 플레이북’을 주인공에게 전해주며 어떻게 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켄코치는 마틴에게 코칭을 하면서 그가 가진 문제는 발목이 아닌 마음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한다. 코치는 생각, 즉 정신력이 재능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책을 읽는 동안 치료하는 일련의 과정이 주인공 마틴이 아닌 나를 위해 준비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라는 사람도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걷는 길은 불편한 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편안한 길을 선택해 현재를 즐기며 여유있게 사는 모습을 보면 뭐하러 어려운 길을 선택해서 힘들게 걸어야 하는지 이유를 물을 때가 있다. 아니 항상 그런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런 내게 켄코치가 힘을 주었다. 내가 지금 선택한 삶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칭찬해주는 듯했다. 켄코치의 말은 이렇다.

스스로를 편안한 곳에 가두지 말게. 꼼짝 않고 편안하게 있는 건, 나중에 무덤에 들어가서도 지겹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계속 성장하길 원한다면, 억지로라도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게나. 삶의 매 순간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야 해. 더 나아지기 위하여 애쓰다 보면, 결국은 정말로 그렇게 된다네.(p.82)

남과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얼마나 많이 좌절할 수밖에 없는지. 끝도 안 보이는 공부를 계속해야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지겹도록 하는 것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나를 얼마나 괴롭히는지. 그런 고통을 느끼는 당신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책속에서 켄코치가 나에게 큰 위로를 줬던 멘트를 남기려 한다.;

“마틴, 그런 완벽함을 추구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아나?”

“시간과 노력, 아닌가요?” 마틴이 대답했다.

“물론, 시간과 노력은 필수지.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고통이나 불편함도 기꺼이 반기는 태도라네. 자네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 항상 애쓰고 노력하고 있다면, 자네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자네가 성장하고 있다면, 자네는 편안하지가 않을 걸세. 늘 어딘가 아프고 괴롭고 불편하지.”(p.7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