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셜록 홈스와 얼룩무늬 끈에 이어 붉은 머리 협회 시리즈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무엇보다도 책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이 책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했다. 왠지 긴 글에는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커다란 글자체에 각 이야기들의 길이도 길지 않아서 아이들이 읽기 좋아 보였다. 그렇다고 유치한 것은 아닌가 염려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각 이야기의 구조가 워낙 탄탄하기에 글자체와는 상관없이 내용 자체에 의해서 유치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글을 읽으면서 놀라기에 급급할 것이다.

처음에 읽었던 시리즈에서는 사건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면, 이번에는 홈스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 봤다. 도대체 이 주인공은 어떤 인물이기에 이러한 사건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가. 실질적으로 따지고 본다면, 실제 내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대상은 홈스라는 인물을 만들어 낸, 뿐만 아니라 그의 옆에서 홈스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는 왓슨이라는 사람도 함께 만들어 낸 장본인인 아서 코난 도일이라는 작가에 대해서였던 것이다. 이 작가는 어떤 생각들을 하면서 자라왔기에 이런 사건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마치 이 세상 어딘가에서 실제 홈스가 존재하고 있어 이 책에 나온 사건들을 지금도 열심히 해결하고 있을 것만 같다. 아니, 그런 사람이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이 책에는 붉은머리협회, 해군 조약문, 춤추는 인형, 브루스 파팅턴 설계도 네 가지로, 제목만으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지 전혀 알기 힘든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번에 책을 읽을 때는 사건은 필수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본 요소였지만, 특히, 홈스라는 인물에 집중을 했다. 책에서 만난 홈스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그에게 찾아오는 의뢰인들은 그를 가슴 뛰게 만들었다. 지루함 대신 긴장감을 즐겼다. 또한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가 자기 자신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홈스는 그 인물의 옷차림이나 손에 밴 굳은살 등을 통해서 그가 종사했던 직업이나 어느 단체에 가입했고 최근에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알아맞힌다. 이러한 눈썰미 앞에서는 죄가 없는 사람도 괜히 두려움을 느낄 것 같다. 무엇인가 자신을 꿰뚫고 있을 것만 같다는 사실만으로도 가까이 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성격이 무거운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유머도 즐길 줄 알고, 농담도 하고. 유쾌함을 좋아한다. 그러다가도 집중할 때는 주변에서 누가 건드려도 모두 무시해 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건을 푸는 중에는 그의 옆에 있는 친구에게도, 독자에게도 사건의 열쇠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 홈스의 매력이었다. 마치 너도 한번 해결해 보라는 식으로. 약간의 힌트만 제시해 줄 뿐 결말은 사건이 모두 끝난 후에 말해 준다. 아마도 사건을 푸는 데 있어서는 신중함을 최고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완전히 결말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그래야 사건을 올바르게 풀어나갈 수 있다. 뭐 이런 자신만의 원칙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덕분에 독자는 사건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추리를 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홈스라는 인물에 푹 빠졌다. 책 중간 중간 그림이 실려 있기 한데, 그 그림들에서 홈스의 모습은 좀 아쉬웠다.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홈스는 훨씬 더 핸섬하고 날카로우며 부드럽고, 유쾌하면서도 신중한 모습이었다.

본 서평은 보물창고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것입니다.

더불어 서평 내용은 독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