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공부한 독자이기에 물리학 하면 두려움과 거리감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지식만을 쌓아가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편협한 사고를 낳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쉬운 책은 아니었다. 이해되지 않아 몇 번을 다시 읽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 시절 과학 시간에 배웠던 다양한 공식들을 외워가며 이해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머릿속에 넣었던 과거의 경험과는 다른 식의 물리학과의 만남이었다. 어려웠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물리학이었기에, 조금 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내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 뉴스와 기사화되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물리학의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물리학이 말하는 진실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새로운 시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비슷한 무엇인가를 얻은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 큰 주제로 문제 삼은 것들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있다. 테러리즘, 에너지, 원자력, 우주, 지구 온난화 이 다섯 가지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가 끝날 때마다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이라 해서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다시피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다. 물론,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지도자로서 무엇인가를 하기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살펴보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테러와 관련해서 필자는 핵이 가지는 테러의 위험성보다는 가솔린을 이용한 항공기에 의한 테러, 생화학 테러의 위험성을 더욱 강조한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마지막 장의 지구 온난화와 함께 보면 더 좋은 것 같다. 에너지의 고갈,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그리고 지구 온난화 이들은 서로 맛 물려서 돌아간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지구 온난화다. 그것보다는 온난화에 의한 다양한 환경의 변화다. 이와 관련해서 누군가는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 여기고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불확실하게 보이는 결과물이나 선택되어 보도되는 것들 때문에 이 위험성은 생각하는 것보다 낮게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지도자들은 이 일을 간과하고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분명히 권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가지는 위험성, 그리고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에너지와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또한 사람들에게 그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줄 것이라고 말이다. 사실, 지도자들이 과학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도자일수록 더 넓게 보고 더 깊게 알아서 진실을 정확하게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테러에서도 언급했지만 핵과 원자로에 대해서 필자는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필자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서 좋았다. 그 의견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이렇게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펼 수 있다는 것은 나름의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어쨌든, 핵과 원자로에 대한 시각에 대해서는 나에게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었다. 그 외에 우주와 관련된 이야기도, 관심 있게 봤던 분야가 아니었던 터라 하나하나가 새로운 지식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알고 있는 과학 지식이 너무나 피상적인 지식이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과학 지식뿐만 아니라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문제들에 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기가 귀찮아서 그냥 기사에서 전해주는 이야기, 언론에서 많이 언급하는 문제들만 대충 훑어보고 지나갔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문제라고 느낄 때는 나름대로 더 파고들어야 하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았던가 싶다. 책을 읽고 지식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다. 더 정확히 알아야 하겠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도 겉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 외에 깊은 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보여야 하겠다.

본 서평은 살림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