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고 한다면 어떤걸 의미할까?

 

가족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 딸,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루어지는 집단' 이라는 의미로 이뤄져있다.

 

오늘부터 우리는 가족입니다- 라는 책에 나온 가족은 이런 가족뿐 아니라

가족의 개념을 정말 새롭게 쓰는 책이라고 느껴진다.

 

첫번째 등장한 가족은 PACS(시민연대협약)- 쉽게 말하자면 동거커플이다.

(작가는 함께 살기-라고 표현을 쓰는데 참 맘에 든다.) 

처음 생긴 의도는 프랑스 사회에 있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기는 면이 컷었는데(처음에는 42%가 동성커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동성 커플의 수는 6%밖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이 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꼭 결혼이란걸 해야 행복한건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였었다.

 

물론 이 나라역시 처음부터 이렇게 받아들이지는 않았겠지만

사회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을 보임으로써 이뤄진게 아니였을까-

 

"성인남녀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함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두 성인에게 '결혼'이란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믿어?" - 본문 중 -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나이를 먹어가면- 내가 아니라 주변에서 난리다.

나이를 먹으면 명절이 싫어지고 친척들과 모임을 꺼린다는 말을 어릴때는 '왜?'라고 생각만했었는데

막상 그 나이쯤 와보니 요새는 싫어질 수 밖에 없기도 하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그나마 우리집은 친가 외가 다 결혼하라고 압박하는 편은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언제나 말이 나오지 않는 일은 없기때문이다.

항상 이런점이 참 별로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 내가 답답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정확히 찝어주는것 같아서 마음에 와닿았다.

(이민을 가기 위해 뭘 먹고 살찌를 준비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 ㅋㅋㅋㅋㅋ)

 

두번째 등장한 가족은 다문화 가정이다.

요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다문화 가정이 참 많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사실 나만해도 곱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나가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차별이라고 광분하면서 우리가 하는 행동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식의

말이 쓰여있는걸 보면서 부끄러워질 수 밖에 없었다.

 

프랑스에서도 다른 피부 색의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곱게만 보지는 않을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단지 그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만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런점 역시 다문화가 될 수 밖에 없는 사회가 되간다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했을 점이고,

우리나라 역시 이제는 다문화가 될 수 밖에 없고 이미 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등장한 가족은 이혼한 가정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이혼에 대해서 많이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뭔가 문제가 있으니까 그랬겠지-라는 시선들이 아직은 남아있을테니 말이다. 

 

여기서 새롭게 느낀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왠만하면 애 있고 그러니까 참아-라고 하지만

프랑스에서 이혼의 말이 오가면 '나'라는 사람의 걱정을 먼저 한 후 '아이'라는 존재가 나온다는 점이였다.

사실 아이가 사는 것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로써는 참 공감가는 말이였다.

그렇다고 '아이'를 무시한 채 하는게 아니라 화목하지 않은 가정의 모습들을 아이들에게 계속 보여주는 것보다

차라리 이혼하고 아이들에게도 엄마아빠가 같이 살지 못하게 된걸 말해주고 상황을 설명해준다는 점도 좋은 것 같았다.

 

네번째 등장한 가족은 재혼한 가정이다.

이혼이 증가하는 만큼 재혼도 많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새엄마와 새아빠가 늘어갈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작가는 새엄마의 삶을 살면서 느끼는 부분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 부분에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어떤 아이의 새엄마가 되기 위해 그의 아버지를 선택하지 않는다.' 였다.

 

나에게 만약에 새엄마나 새아빠가 생겼더라면 나는 어땠을까..를 생각해봤다.

지금도 싫은데 아마 어릴때였으면 더 싫고 끔찍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내가 만약 결혼을 했다가 아이가 있는 채(혹은 아이가 있는 사람과) 재혼을 한다면.. 이란 생각을 해봤다.

어쩌면 아이에게 미안할 수도 있지만 내가 살아가야 하는 삶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때는 이해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커가며 시간이 약이듯 자연스레 이해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걸 감추기만 하려고 하기보다는 인정하고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가족이 생기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여러가족들을 살펴보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컥할 때도 있었고,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데 우린 왜 그럴까-라는 생각도 할 때가 많이 있었던 책이였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내에서 힘들다는걸 인정해줄 수 있는 사회.

이제는 우리도 마냥 '혈연으로 이어진 집단' 이라는 뜻으로 가족을 쓰지 않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꿈을 꾸게 되는, 나에게는 마음이 따뜻해 지는 책이였다.

 

문학·책, 오늘부터우리는가족입니다, 이예진, 바이북스, PA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