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기억하고 싶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고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은

 

삶의 아름다운 장면

하나 있습니까

 

그 그리움 때문에

삶을 더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은

용기가 나고 힘이 생기는

삶의 아름다운 장면 하나

 

-삶의 아름다운 장면하나-

 

삶의 아름다운 장면 하나..

내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게 있을까?

 

아주 어릴때(5살쯤?) 받아쓰기 백점 맞아서 기쁜마음에 내복입고 나가서

눈오는 날 마당을 뛰어다녔던 기억- (내 생에 가장 첫 기뻤던 장면으로 기억되는)

 

초등학교 때 점심을 총알같이 먹고 튀어나가 술래잡기, 십자가 게임을 하던 기억.

(술래를 알리는 소리를 새소리로 내며 구령대 위를 날아다녔지....)

 

중학교 때 귀찮았지만 조별활동으로 온 동네를 해집고 다니면서

영상도 만들고, 연극도 하고, 설문지도 했던 도덕 수행평가 수업..

(물론 그때는 정말 하기 싫었고, 내가 비중이 크지 않았어서 묻어갔지만..)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소설 쓰겠다고 설쳐대고 카페도 만들고

동아리도 만들어보겠다고 웃긴 일들을 펼치고 노트에 릴레이 소설을 썼던 기억.

(그 노트를 지금 읽어보니 왜이렇게 유치한건지... 손발이 오글..)

 

대학교 때 다른 수업보다 계절학기 수업으로 스키, 윈드서핑,수상스키,

캠핑, 스킨스쿠버다이빙을 갔던 기억.

(캠핑은 재미없긴 했고, 지금 나머지 과목들도 하지는 않지만..)

 

첫직장 다닐때 갓 스무살을 지난 내가 귀엽다고 이뻐해주던

부서 언니들의 모습. 같이 술 엄청 퍼마셨던 기억들...

(나에게 왜 그리 상대의 험담을 했나 했더니 내가 어려서였던듯 싶다.)

 

지금 현재 직장에서 매번 어찌됐든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는 내모습-

(앞으로 퇴사할때까지는 매번 적응해야하지만..)

 

이런 때마다의 모습들이 삶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이 되고

웃음을 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부분들을 시로 한번쯤 표현해보고 싶게 해주는 책이다.

시인이 시를 쓰지 않는다면, 시인이 시를 쓸 수 없다면..

시를 즐겨읽는 나는 아니지만 그런 세상이 온다면 삭막할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용혜원 시인의 자신의 시와 일상생활을 결합시킨 느낌의 책이다.

이 시가 나오게 된 배경을 그림그리듯 말해주고 시를 한편 읽어준다.

 

이 책에서 시인의 가정은 매우 화목하게 그려져있고 이상적인 가정같은 느낌이다.

아버지가 농담을 하고 아들이 맞받아치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감싸주고,

가정에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가정의 모습-

 

아마 이런 가정에서 사는 시인이니까 더 감성적이고

예쁜 시들이 많이 나오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삶과 시를 연결시키며 쉽게 시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책.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커피한잔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