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책을 보면서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되집허 보는 그런 소설인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작가의 고통과 인내의 경험을 주로 하고,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는 부차적인
소재로 쓰여있어서 아쉽게 느껴졌다..그런의미에서 이 책은 작가 한수산의 자전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5공화국의 압제적인 분위기에서 문학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한 작가가
겪었던 좌절과 고초 속에서 당시의 폐쇄적인 사회 시대상을 읽을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사회고발적인 성향도 강한 책이 아닐까 싶다..
비록 천주교 신자 임에도 모진 고문때문에, 용서란 말을 증오하듯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이들에게 증오와 혐오의 시선을 내뱉으며, 추기경의 실천적인 사랑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고, 종교적인 갈등을 하게 되는 작가..인간적으로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 상황을 당해 봤다면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쉽게 용서의 관용을 베풀기란 힘들것이다..

책 내용속에 등장하는 김수환 추기경의 따뜻한 말 한마디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를
읽으면서 그분의 평소 인자하고, 세상을 포용하는 듯한 미소가 자연스럽게 떠올라,
그리움을 더한다..
신문지면이나 뉴스를 통해서 뵈었을 뿐 생전에 직접 만나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다..
용서라는 것은 참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은 그런 것이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의 인자하신
미소를 떠올려 보면, 그런 행동을 포용할수 있는 마음이 서서히 자리잡히지 않을까
싶다..시대의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던 그 분의 부재가 많은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검소하게 생활하시다가, 남기고 가신 초라하지만, 아름다워 보였던 생활도구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남기신 당신의 약간의 예금통장..
아름답게 살고 아름답게 떠나간 추기경님의 발자취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함께 살아 숨쉬며, 관용과 사랑의 삶을 실천하라고 마음을 토닥거리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