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은 편지글 형식으로 전개되는 일종의 고해성사 같은 신선한 구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순간의 잘못된 말 한마디가 빚어내는 엄청난 파국과 운명의 장난과 같은 죄의 대물림은
인생의 또 다른 인과응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같다. 평소에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는 엄청난 트라우마를 주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까지
할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신경이 날카로워 지거나, 짜증날때 불현듯
우리는 악담이나, 험담을 늘어 놓게 된다. 한 순간이지만 그런 안 좋은 느낌들이 우리
주위를 맴돌며, 우리가 생활하는 인간관계에 무의식적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건현장에 있었던 네 소녀가
살해된 아이의 어머니에게 쓰는 참회이자 속죄의 글을 각기 다른 개성과 개인사로
서술되고, 마지막에 피해자 어머니가 쓴 마지막 또다른 참회의 글에서 새로운 반전을
제시한다..특히 조금씩 후반으로 갈수록 반전에 대한 암시의 구실을 하는 `반지`와
피해자인 `에미리`에 대한 언급이 그림퍼즐의 결정적인 부분처럼 짜 맞춰질때의
느낌은 독자들이 왜 작가 `미나토 카나에`에 열광하게 되는지를 충분히 공감하게 한다.
모든 사건의 원초적인 시발점은 바로,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의사소통의 어긋남인것 같다.
에미리 어머니의 의사소통의 어긋남은 그녀의 젊은 시절도 마찬가지지만, 4명의 소녀들에게
전하는 편지 조차도 왜곡되게 받아들여 진다는 점에서, 필연적인 운명같이 느껴진다.
4명의 소녀에게 마음의 부담을 덜게 하려고 보냈던 편지들이 오히려 속죄를 실행하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지게 하다니,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형국이다..
차라리 가만있으면 중간이나 가지, 나서다가 오히려 일을 더 그르치는 점에서 타이밍의
중요성도 생각하게 한다..처음에는 에미리의 죽음이 단순한 유아선호 범인의 소행으로
짐작케 유도하면서 독자들을 갖가지 상상을 하게 만들고 나서 최종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보여줄때는 작가가 파 놓은 함정에 제대로 걸렸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제목 `속죄` 조차도 사실은 네 소녀의 것인것 처럼 느끼게 하다가, 결말에 가서는 그것이
결국 `에미리` 엄마의 것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반전적인 장치가 아닐까..
한순간의 어긋난 말과 행동이 고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듯 연쇄적으로 비극적인 운명
을 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서늘한 느낌마저 들었다..석양이 질 무렵의 학교 교정에서
소녀`에미리`와 범인이 나눴을 대화를 생각해 보면서 두사람의 기구한 운명때문에 슬픈
여운이 남는다..과연 진짜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 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