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한번 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아마도 실제로 실행에 옮긴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된다.
전국일주는 커녕 바리바리 싸들고 무작정 멀리라도 떠나 본 사람도 아주 드물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 새로움에 온몸을 던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결단을 필요로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2005년 29살의 나이로 친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64일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을 떠난
저자 정태일씨에게 부러움을 넘어 존경심이 들 정도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서 뚜르를 거쳐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찍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를 지나 프랑크푸르트까지 무려 2500km를 달렸다고 한다.
말이 2500km지 그정도면 서울-부산을 3번정도 왕복할 수 있는 거린데..

책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 기록이 대부분이지만
실은 저자가 왜 자전거를 타고 그 먼 곳에서 고생을 했는지
도대체 무엇을 찾기 위해, 무엇을 얻기 위해 그랬는지
우리에게 전해주려는 목적으로 씌여진 듯 하다.
책 뒤표지에도 씌여 있듯." ..행복한 자기계발 여행"인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배낭여행이나 기타 패키지여행을 하는 것과 비교해서
얼마나 큰 매력이 있는지 책은 잘 보여준다.
책에 있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읽는 동안
내 얼굴을 저절로 미소짓게 만들고
그가 언덕길을 힘차게 오를 때 마다 내 다리에서도 막 쥐가 나는 것 같았다.
책 속에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은 이만 생략하고
내가 가장 인상깊게 느꼈던 것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한다.

저자 정태일씨의 아버지에 관한 것이다.
그는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번번히 취업전선에서 실패해 낙담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젊었던 시절 쌀집 자전거를 훔쳐타고 보름동안 무작정 전국일주를 떠났던 것을
이야기 하며
'그 짧은 여행 동안 자전거가 나한테 많은 걸 가르쳐줬더구나
세상을 미리 경험했다고나 할까?
이젠 네게도 그런 때가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씀하신다.
아들이 인생의 목표와 삶을 살아가는 열정을 어떻게 다시 찾을 지
자신의 경험을 아들에게 이야기해 줌으로서
아들이 새로운 세상에 도전할 용기를 가질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저자 정태일씨는 실로 행복한 사람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아버지가 뒤에 계시니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감명깊게 느낀 것은
그의 자전거 여행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그 결과 그가 어떤 사람으로 변모했는지
나도 언젠가는 그와 같이 떠나고 싶다라든지...
이런 것이 아니다.(물론 이런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나도 나중에 아버지가 되면 꼭 그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겠다.>
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
내가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