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이의 삶을 재조명한 소설이다. 고전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특히나 설화는 얼마든지 개작해도 좋다는 그 창작의 가능성을 늘 열어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청이는 소설가들에게 좋은 소재감이 아닐 수 없다. 

심청은 팔려간다. 바다 속에 집어 넣어버린다고? 아니지.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그 청춘이 살아있다면 그보다 더한 값을 치를텐데. 그래서 바다속에 안 들어간다. 대신 인형이 들어간다.그녀는 난징에 있는 첸 대인의 '보신용'이 된다. 삶을 위해 치열하게 자신을 가꾸며 인생을 돌봐야 했던 그녀. 그녀는 첸대인이 죽은 후 첸대인의 막내아들 구앙의 첩으로 들아갔다가 그곳 관리에게 몸을 주고 기녀 신분을 얻는다. 그러다 악사 동유와 사랑에 빠져 쑤저우로 도망하다. 샹자오에게 속아 해황탕 만두집을 차리겠다는 꿈을 접고 유녀로 팔려간다. 유녀가 된 것도 잠시 타이완 지룽에서 몸값을 갚아야하는 창녀가 되었다가 유곽 주인 아들이 죽음녀서 단수이에 죽원반관에서 일한다. 서양인 제임스의 첩이 된 그년느 싱가포르에서 살다 그가 부인이 되어달라고 하자 거절하고 단수이에서 만난 웬지 부인과 일본에 용궁이라는 유곽을 차린다. 그리고 슈리 국의 왕자인 도요미오야 가스토시의 눈에 들어 그의 첩이 되었다가 정실 부인이 된다. 사츠마 번의 번주 시마즈 나리야키라가 죽고 그의 아들인 히사미츠가 바쿠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선대의 충신제거에 나서고 이에 가즈토시가 희생되자 부인의 지위를 버리고 그가 잡혀가 죽은 가고시망서 나가사키로 가 다시 유곽을 차린 그녀. 유곽을 십여년 운영하던 그녀는 딸처럼 기르던 혼혈아 기리를 따라 조선에 돌아와 연화암을 짓고 연화보살로 불리다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가 조선에서 팔리기는 쉬웠다. 그러나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어야 했는가. 우리 나라를 떠나가는 어린 생명들에게 우리는 책임감을 느껴야하지 않을런지. 



심청, 연꽃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