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울 아들...
돌 전에도 태열이 있었지만 돌이 지나고 나서 작년 여름이었나 땀띠가 심해지더니 아토피가 됐다.
팔 다리 접히는 부분, 팔꿈치는 너무 심해서 긁어서 피가 날 정도였고, 전체적으로 아주 건조한 피부다.
다행히 지금은 연고도 조금 발랐고 입욕제도 쓰고 해서 나아지긴 했는데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금방 심해져서 늘 주의하고 있다.
로션을 자주 발라주라고 하는데 로션 바르는 걸 너무 싫어해서 로션 바를 때 마다 전쟁이었다.
이제 4살이라 그냥 무작정 발라주기만 하려 했는데 <아토피 탐정놀이>를 읽고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바꿨다.

<아토피 탐정놀이>는 아토피를 가지고 있는 제시와 토미의 이야기다.
제시는 아토피가 뭔진 모르지만 가렵고 짜증나는 성가신 병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아토피 때문에 친구도 없었고 긁어서 빨갛게 된 팔을 보이기 싫어 옷소매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아이였다.
그런 제시가 토미를 만나서 아토피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간다.
아토피가 괴롭고 힘든 병이 아니라 내 몸을 잘 살펴보고 조심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토미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제시는 이제 가려울 때 짜증내기 보다는 원인을 찾아보고 보습 크림을 바르면서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
토미처럼 아토피 탐정이 된 것이다.

난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제시와 토미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무작정 로션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누나와 형처럼 간지럽게 하는 벌레를 물리치는 탐정이 되서 바르는 것이라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물론 아직도 로션 바르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끊임없이 설명해주니 조금씩 이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토피를 가진 아이의 엄마......
외출했을 때 남들이 "어머! 아토피가 있네.."라고 할 때마다 너무 맘이 아팠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나 역시 아토피로 울긋불긋한 아이 피부를 제시처럼 가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토피는 전염이 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 일 뿐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알았다.
제시와 토미의 얘기를 통해 아토피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늘 아토피가 큰 병인 것처럼 딱딱하게 다루는 정보 전달의 책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도록 쉽고 편한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동화책처럼 읽으면서 지금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아직은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조심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늘 옆에 두고 읽어주면서 우리 아이와 함께 이겨내야겠다.

같이 온 <아토피 탐정 다이어리>는 매일 작성하고 있다.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어느 부위에 로션을 발랐는지 기록 중이다.
매번 엑셀로 작업했었는데 얼마나 유용한지 모르겠다.
나중에 우리 아들이 크면 꼭 <아토피 탐정 다이어리>를 꼭 보여 줄 생각이다.
엄마와 니가 이렇게 극복했단다 하고...꼭 얘기해 줄 것이다.^^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엄마와 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토피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모두 힘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