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두얼굴이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 물결이 답답한 가슴을 탁트이게 만들면서도, 그 가운데 서게되면 나 자신은 바다의 위대함에 금새 삼켜져버리고만다...

듀퍼라울트 가(아빠 아서, 엄마 진 부로시, 아들 브라이언, 딸 테리 조, 르네)는 7일간의 요트 여행을 떠난다. 요트의 이름은 '블루벨 호', 선장은 과거 전쟁영웅이였던 '하비'가 고용되었다.
그리고 몇일 뒤, 1961년 11월 13일 월요일, 나무로 만든 작은 구명정이 닻을 접은 채 구명환을 매달고 떠있는것을 한 선원이 발견하였고, 생존자인 '하비'는 돌풍이 배를 강타한 뒤 사고가 났으며,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임을 밝혔다. 이어 머독 중령과 해안경비대는 '하비'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고를 조사하기 시작했지만, 선장 '하비'는 진술 중 엄청난 긴장감을 보인다거나, 위험한 순간 조명탄을 사용해야한다는 선원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수칙을 잊었다고 말하는 둥 어딘가 미심쩍은 부분을 남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것은 배를 덮친 끔찍한 사고와 아내를 비롯한 모든 승객의 죽음에 대한 책임감과 압박감이 빚어낸 것이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 있었고 조사는 계속되었다.

그런데, 3일뒤, 정확히 말하자면 요트 사고 4일 후 바다위에서 작고 하얀 구명환에서 금발소녀 테리 조가 발견된다. 사고가 나고 그녀가 발견되기까지의 시간이 이 책의 제목, 바로 96시간이다.

 

이것은 가족을 잃고 홀로 바다를 표류하며 '96시간'을 버텨 낸 11세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잔혹동화 혹은 소설 같아 보이지만, 모두 실화라고 한다. ( 이것은 훗날 인명 구조 장비에 밝은 오렌지색을 쓰게 만든 실제 사건이라고... )

 

'하비'는 테리 조의 구조 소식을 들은 후 바로 자살을 해버린다. 사건의 흐름이 엉뚱하게 흐르는 기운을 느낀 조사단은 테리 조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비의 이야기와 맞춰가며 블루벨 호에 있었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앞으로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밝힐순 없지만, 아무튼 테리 조의 증언에 의하면 그날 하비가 주장했던 자연 재해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비극적 사건이 있었을뿐.
하지만, '하비'의 자살로 둘 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 무엇이 진실인지는 영원한 미궁으로 빠져버렸다.

허나, 사건 관계자와의 인터뷰 및 다양한 자료 조사 등을 통해 독자가 충분히 사건을 추측해볼수있는 사실들이 속속들이 밝혀진다.

또한, 블루벨 호와 바다에서 겪은 공포를 견뎌낸 테리 조가 생존 이후에 겪은 상실감과 심리적 고통, 관계의 어려움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이어진다. 가족을 잃고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그녀가 앞으로의 인생이 순탄할것이라고 생각치 않았다. 하지만, 테리 조는 나머지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간다.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그녀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과 의지가 될것같다.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항상 희망을 간직하라. 삶의 밝은 면을 보라. 긍정적이고 믿을 만한 사람이 돼라. 그리고 흐름에 몸을 맡겨라. 열정을 갖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라.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 돼라. 난 베푼 대로 보상을 받는다는 말을 믿는다. -p.223

 

바다 이야기를 읽었더니, 십여년전에 보았던 '타이타닉' 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그 어떤 희망없는 상황에서도 살기를 포기하지 말라"
남자 주인공 잭이 자신을 희생하며 목숨을 살린 연인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내게 닥친 지금의 어려움이 과연 테리 조에 비할만한 고통인지 반성해보며 - 한편으로는 나를 응원해본다.
그래, 오늘도 힘내자. 힘내서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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