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케이블 방송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나와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날의 주제는 '며느리의 씀씀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젊을때 당연히 먹고싶은것 갖고싶은것이 많은데 이때 써보지 언제 써보느냐는 며느리의 주장에 '너 나중에 (늙어) 손가락 쪽쪽빨래, 아니면 스테이크 썰을래?' 라는 시어머니의 초강수 한마디는 모든 며느리의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분명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즐기고 싶고 쓰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아버지는 어떤 가계부를 보여주고 싶으실까? 조금 오래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은 읽기전부터 평이 좋던 책이라 이 책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의 주요 요점은 돈을 잘 벌고 잘 쓰는 법, 그리고 미래를 위해 아끼는 방법과 그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와 내 가정에 기준을 두고 '이 정도 쯤이야'하고 쓰다보면 나중에 내 손에 남는게 왜 없느냐는 한탄만 남는다.

특히 내가 조금 찔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맞벌이 가정이기때문에 아이에게 모든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저것 해달라는 것을 모두 해주었다가 나중에 내 노후를 책임지지 못하고 아이에게 큰 짐을 남기는 꼴은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어떤 주부의 노하우라면 노하우인데, 인터넷 장바구니에 꼭 필요한것만 골라 담은 뒤에도 하루 이틀 뒤에 결제를 한다고 한다.

그래도 꼭 필요한 것이라면, 없으면 안되는것이라면 결제하는 습관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것이다.

마트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것도 악착같이 맞벌이를 하는 하나의 목적이 될수도 있지만, 미래에 들어가는 교육비며 각종 비용들을 생각하면 지금 아껴두는것이 더 아이를 위하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책속에 등장하는 네 가정들 중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할지 생각해보았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는 부부는 ’고소득 빚쟁이’ 광수네일것같은데..이상하게도 소득이 많아지면 내가 고생하는데 이 정도는 써도 된다는 심리가 사람들에겐 어느정도 있나보다.

나 역시 한달에 나가는 돈을 어느정도 가드라인을 정해놓고는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안사도 되는 경우는 그닥 많지않았던것같다. 신용카드의 역습이라고 생각해서 카드를 없애보기도 했지만, 카드가 없어도 이래저래 쓸 돈은 결국 쓰게 되는 결과를 매번 맛보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문득 내가 제대로 생활하고 있는건가 다시 점검하게 된다.

항상 생각으로만 그치고 말았던 가계부를 다시 꼼꼼히 적어봐야 하는 시기가 된게 아닐까.

이번에는 그냥 무작정 아끼고 안쓰는 가계부가 아니라 계획이 있고 목적이 있는 우리 가족의 가계부로 말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고 돈 한번 펑펑써보고 살고 싶은게 많은 사람들의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돈'을 많이 모으는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게 가장 중요한 요점인것같다. 오늘도 나는 돈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돈을 모은다. 열심히 부지런히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