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존경하는 인물' 하면, 열에 아홉은 대통령 아니면 세종대왕, 이순신, 신사임당 정도였던것같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본받고 싶은 인물을 꼽으라하면 un 반기문 사무총장이나 빌게이츠, 혹은 박지성, 김연아 선수등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떠올리는것같다.

그리고 그에따라 아이들 위인전 속 인물들도 변화하는걸보니, '우리 어린시절'에 받았던 가르침보단 '지금 이 시대'에 자라고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어떤건지 고민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ebs 어머니전은 지난해 ebs방송을 통해 방영된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명사를 키워낸 어머니들의 자녀교육법과 한 시대를 먼저 살아오셨고, 어려웠던 시대를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있다. 
예전에 'ebs 60분 부모'처럼 방송 좋았다는 이야기만 듣고 챙겨보지 못해서 아쉬웠던 때가 있었는데, 다행히 책이 시리즈로 나와서 세권정도 찾아본 기억이 있다. 책에는 방송에 다 담지 못한 내용까지 꼼꼼히 챙겨볼수 있어서 좋다.

 

un 반기문 사무총장님의 어려웠던 어린시절 이야기나, 출전 할 수 있는 모든 국제대회는 모두 재패해 여자 역도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이룬 장미란 선수, 세계여의사회 회장직을 맡고있는 박경아 교수 이야기 모두 흥미로웠지만 책속에서 내가 가장 관심있게 읽은 분의 이야기는 '카이스트 발명왕 황성재'씨의 어머니 이야기였다.

고등학교 시절 반 꼴찌를 달리다가 광운대와 카이스트 석/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특허청장상'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가지고 있는 기술만 백여종이 넘는다는 발명왕 황성재씨, 그의 어머니 교육철학이 눈에 띄인것은 딱 내가 지향하고 싶은 어머니의 모습과 닮아있기때문이였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남들이 하기때문에 하는 교육이다.

국영수는 기본 다른과목도 기본은 잘해야지, 운동은 하나 꼭 배워야하고, 악기는 하나씩은 꼭 다뤄야하고...

하아.. 난 이런 내가 자란 일명 '틀에박힌 교육'이 정말 너무 너무 싫었다.

기본으로 당연히 해야하는것들 챙기다가 내 삶도 틀에박혀서 다른 방향으로는 고개도 못 돌려보고 내 청춘이 다 지나가 버린 느낌이랄까.. 특히 내 10대는 너무 우울했다.ㅜ

 

그래서 우리 아이는 그렇게 키우지 말아야지. 이 애가 하고 싶은것을 하도록 내버려둬야지 결심했다.

근데 다들 비웃는다. 그게 말처럼 쉬운줄 아느냐고 말이다.

아무리 아이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엄마라도 아이가 공부와 담쌓고 있다면 신경을 아예 딱 끊어버리진 못한다.

통 공부에 관심히 없던 황성재씨의 어머니 역시 입시학원에도 보내보며 이리저리 공부를 시켜보려고 했지만 통 집중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날 어머니는 생각을 다르게 해보았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욕심을 내는 아이인데, 중도에 포기할 정도면 정말 공부에 관심이 없구나, 하고.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걸 마음껏 해봐라 하며 내버려두었더니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무섭게 공부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선 only 1이 될 수 있지 않겠나 했어요. 성재에게 특별하게 해준 건 없지만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끔, 공부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하는 일은 실패나 실수를 하더라도 믿고 기다려줬어요."

 

"어머니는 제가 어떤 사물을 보거나 공부를 할 때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여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공부를 못 한다고 혼내시지 않고 오랫동안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셨죠."

 

문득 아이가 부쩍 자랐다고 느낄때 나는 가끔 생각한다.

이 아이가 나중에 엄마의 도움없이 학교나 사회로 나가게 되었을때, 가장 중요하게 간직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하고.

그렇다고 무작정 손을 놓고 '그래 너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간섭이 아닌 관심의 눈길로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게 아닐까.

다양한 육아서적은 많이 읽어봤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주는 어머니의 역활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하고 마음을 다져보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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