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아이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어른들도 다 예전에 너희같은 어린시절을 보내봤으니, 당연히 아이들의 마음을 모두 안다구요?
아마 그건 어른들만의 착각일지도 몰라요. 시대가 달라졌고, 상황이 다르고, 아이들 성향과 입장이 모두 다른데 어른들의 생각만 강요하는것 만큼 아이들에게 고문이 또 어디있을까요.

 

책 속에서 열한살 강재인이라는 친구는 지금 몹시도 혼란스런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이혼을 생각하는 부모님이 매일같이 다투는 바람에 동생 쌍둥이들이 걱정스럽지만, 사실은 본인도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지요. 부모님의 다툼은 아이가 어떤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수 있는 문제가 아니예요. 그래서 아이는 더 힘들어요. 재인이는 '이혼대비 비밀노트'를 쓰기시작합니다. 부모님이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일기에 모두 담지요. 그런데 사태는 점점 심각하게 돌아갑니다. 부모님이 다툼 끝에 폭력이 연결되고.. 이제는 이혼 어찌고 하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나는 주어온 아이일까? 이혼을 하면 서로 나를 데려갈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별의별 생각도 다 드는 재인. 아마 온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느낌일거예요. 아이 마음이 얼마나 복잡할까요.

저도 어릴때 부모님이 다투던 일과 그때의 불안감과 공포를 아직 기억하고 있답니다.
부부싸움을 하기전에 아이들의 그 마음을 한번이라도 미리 떠올린다면 아이들 앞에서 결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텐데요, 생각해보니 저도 생각없이 던진말이 시초가 되어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해본적이 있었네요.
하지말라며 소리치고 울던 아이, 그러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또 화내고 또 다투고...
(꽤 지난 일인데, 그래도 아이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요? 물어보기 무섭네요 ;;;)

물론 부모님도 부모님 나름대로의 다툼의 원인과 사정이 있답니다.
아이들끼리도 잘놀다가 금세 다투고 다시 화해하는건 뭐 일상인데, 어른도 그럴수 있다. 열살이라면 그정도는 이해할수 있겠지요. 하지만, 재인이는 불안한 기운을 느낍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그래서......둘이 이혼할 거야?"

슬픔이 화로 바뀌었다. 코끝이 시큰하던게 없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아무거나 막 던지고 싶었다.

그 순간의 엄청난 분노와 괴로움을 누가 이해해줄수 있을까요, 그저 비밀노트에 자신의 마음을 적을뿐이지요.

(이 노트가 나중에는 재인이의 생각과 마음을 부모님께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요)

 

<주니어RHK 재미난 책이 좋아 시리즈>는 아이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한참 책읽기가 시들해지는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에게 다시 그 즐거움에 푹 빠지도록 구성된 재미난 책이랍니다.
재미난 일러스트와 독특한 구성으로 간편하게 읽으면서도 주제가 '부모님의 이혼'이라 결코 가볍게 덮어버리지는 못할것같아요. 특히 요즘 이혼율이 정말 많잖아요. 이런 주제를 통해서 가족의 의미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보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서 이야기해보면 좋을것같아요.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상처받지않고,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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