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외과의사 엘리엇의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사랑했던 연인 일리나를 다시 한 번 보는 것이다.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 연인을 떠나보내야 했던 젊은 시절은 그에게 씻지 못할 회한으로 남았다. 우연히 시간을 돌이키는 알약을 얻게 된 그는 30년 전으로 돌아가 운명을 다시 바꿀 기회를 부여잡는다. 그러나 죽은 일리나를 살려내고,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 앤지를 잃는 아픔을 겪을수 없었던 엘리엇은 젊은 엘리엇에게 일리나를 구하는 대신 그녀와 헤어질것을 약속받는다. 그녀를 살리고, 다른 모든것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라는 계획과는 다르게 일리나의 자살, 엘리엇의 약물중독과 친구 매트와의 절교등 예상치 못한 일들로 30년전의 젊은 엘리엇과 30년후의 엘리엇의 삶, 그리고 일리나와 매트, 매트의 여자친구 티파니까지의 삶까지 모두 바뀌어버린다. 하지만, 비극으로 치닫을것만 같았던 그들의 이야기는 마지막 남겨둔 알약 하나를 매트가 발견함으로서 해피엔딩을 비추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역시 인간이 해내지 못한 '시간여행'같은 소재일듯하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책 등에서 보아왔던 시간 여행의 이야기가 사랑을 가미해 더 매력적인 내용으로 빠져들게한다. 미래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그것은 나 인가, 내가 아닌가?사람이 늘 같은 상황속에서도 같은 선택을 하는것이 아님을 생각해본다면을 본다면, 그것은 또다른 나인것일까? 그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앞서, 주인공의 소망은 단 하나였다. 그녀를 한번만 볼수있다면.. 그런 소박했던 소망이 그녀를 살리고 싶다는 욕심(?)으로 번지면서 미래는 손쓸수 없게 변하고만다. 그리고 젊은 엘리엇과 30년후의 엘리엇은 각자의 현재 삶을 방해받고싶어하지 않는다. 만약 끝까지 젊은 엘리엇이 일리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은 여러사람의 운명을 바꿔놓았을것이다. 음..이런것이 일종의 나비효과인가.
아무튼 책에서 하고싶은 저자의 이야기는 시간여행의 신비함이나 묘미가 아니라 현재에 있는 삶을 충분히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
사람의 끝은 언제나 죽음이다. 그것은 누구도 벗어날수 없는 운명.
사랑할수 있을때 충분히 사랑하자. 눈감을때 후회의 눈물은 없도록.
그리고 아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책을 읽고 이런 의문이 들었을것이다.
당신, 그런 신비한 알약을 가지고 있다면, 나한테 와줄꺼야? 
나를 구해줄꺼야?
평소 운명론자인 신랑에게 물었더니, 역시나 - 순리대로 살지 뭐 과거를 바꾸냐는 식이다. 대신 과거의 자신에게 주식정보나 복권번호를 알려주겠다고 한다. 
정말 그 다운 발상이다. 
아무튼 끝없는 의문과 흥미와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있는 즐거움을 얻을수있는 책.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였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엘리엇은 격렬한 충격과 함께 일리나를 다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지난 30년간 꿈에서 만났을때 만큼 황홀했다. 엘리엇은 지난 세월 몇 장 안 되는 그녀의 사진을 수없이 봐왔지만 지금 바라보고있는 실물처럼 강렬한 아름다움을 전달해주지는 못했다. 뭉쿨한 감정이 북받치며 지난간 일들이 뒤죽박죽 떠올랐다. 그녀를 더 사랑해주지 못했고, 더 이해해주지 모샜으며, 더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봇물처럼 밀려왔다. 그 다음은 언제나처럼 그들의 사랑을 파괴하고 저만치 달아나버리는 시간 앞에 마냥 굴복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무력감과 분노만 남았다 -p.164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은 동시에
우리가 죽어야 하는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알베르 까뮈

기욤뮈소, 당신거기있어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