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와 함께 짧아진 낮의 길이 때문에 퇴근길의 바쁜 걸음을 제촉하는 사이에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일찍 도착했던 날이면 나는 종종 서점에 들르곤한다. 이미 동네에 작은 서점들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지만 유일하게 남은 우리 동네의 이 서점은 본점은 다른 번화가 역에 위치해있고 이곳은 지점이다. 본점의 크기에 비해 다소 작은 매장과 그만큼 적은 수의 책이 있지만, 어쩐지 나는 어수선하고  좁은 책들 사이를 걷게 구조 되어있는 이 서점이 좋다.

물론 최근에는 인터넷 서점을 많이 이용하고 서점의 첫 화면을 통해서 어떤 신간이 나왔고 어떤 책이 화제에 오르내려있는지 한순에 살펴보기 좋아 편리하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서점에 들어서면 그곳에서 전해오는 고요에 가까운 조용한 분위기와 책사이에서 풍기는 책 냄새, 그리고 인터넷 서점에서 화면에서만 확인한 그 책을 직접 손으로 만져드는 느낌은 피곤했던 내 하루에 촉촉한 단비같다.

그래서 그런가? 서점에 자주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으로, 책에 관한 이야기는 내 친구 누구의 이야기 처럼 언제나 궁금하고 즐겁기만하다.
소설 속 모든 이야기는 세후도 서점에서 출발한다.
주인공은 서점에서 6년째 근무하고있는 직원 교코와 법학생이자 서점 아르바이트생 다에.
서점에서 일어날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문제들. 그들은 그것을 수수께끼라고 부르며, 날카로운 눈썰미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그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문제 정리는 꼼꼼한 교쿄, 해결은 언제나 디에 - 이런 모습은 흡사 명탐정 홈즈와 왓슨박사의 호흡과 비슷하다. (아항, 그래서 제목도 홈즈걸~)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에는 항상 살인, 감금, 실종 같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난 뒤의 일이다. 하지만 명탐정 홈즈걸의 소설에는 사건은 있지만 무시무시한 그 무언가 보단 사실상 드라마에 가깝다. (실제로 일본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그려가며 책을 읽어내려갔더니 만 이틀만에 완독 해버렸다. 헷~)

 

책을 읽으면서 서점에 대한 세심하고도 꼼꼼한  묘사와 서점 직원들의 고충과 특징 등을 잘 집어낸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저자는 13년간 서점에서 근무한 베테랑 서점 직원이었단다. 자신의 그런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출간하며 데뷔함으로써 작가로 전업하였고 데뷔작의 성공과 인기에 힘입어 이후 책은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홈즈걸의 사인회는 어떠세요'로 이어지는 ‘세후도서점 사건메모 시리즈’가 발간될 예정이다.

 

다음 편이 기대되는 책,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