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토론’은 어떠한 것을 알기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가 기독교를 믿는다고 할 때는 기독교의 ‘무엇’을 믿는 것인데, 독서와 토론은 우리가 믿는 바를 명확하게 해 주고 다듬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어떠한 정기적인 모임 내에서 한다면 더욱 많은 유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데 있습니다. 혹은 열정으로 시작했다가 어떻게 할지를 몰라 당황하다가 열정이 식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책입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독서모임 <대답은 있다>(이하 ‘대답’) 이야기
책의 전반부는 저자가 소속한 독서모임 <대답>의 시작과 초기의 발전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셰퍼와 에드워즈의 책을 읽으면서 셰퍼와 에드워즈의 글와 설교가 어떻게 모임의 구성원들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더불어, 저자가 책을 읽으며 깊이 숙지하고 깨닫게 된 바를 서술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서술한 내용이라 술술 읽히기는 했으나,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분명히 저자와 저자가 속한 독서 모임은 에드워즈가 사역했더 노샘프턴 지역의 부흥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에드워즈의 설교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신앙고백’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은혜가 크게 임한 한 성도와 하루에도 수십번씩 넘어지는 연약한 저 사이의 큰 차이를 절감하며 애통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 독서모임의 필요성, 그리고 방법
책의 중반부는 독서모임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모임 운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합니다. <대답> 모임이 어떻게 해서 7년 동안 지속되어 오는지 이 부분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진행되면서 독서와 토론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와 지적 성장의 모습 역시 담겨 있습니다.
 
3. 개인적 독서법
저자의 책 읽는 노하우가 책의 후반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은 것을 어떻게든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자신의 것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을, 그리고 저자의 경험을 통해 검증한 내용을 길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시중에 독서법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그 방법도 각자 다르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나누어 보자면 ‘속독’와 ‘지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저자의 방식을 종합하자면 ‘지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독서법, 모임, 토론에 대한 책이 상당히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책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이 책은 가지고 있습니다. 독서와 토론의 방향을 분명하게 ‘하나님을 알아감’으로 설정하고 이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입니다. 그랬기에 셰퍼와 에드워즈를 만나며 단순히 ‘셰퍼가 이랬구나. 에드워즈가 이랬구나’ 하는 것이 아니라, 셰퍼를 통해 복음의 구체적인 내용을 만나고, 에드워즈를 통해 복음에 진지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책에는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안타까움이 상당히 묻어나 있습니다. 특정 어디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반지성주의 혹은 메마른 지성주의로 흐르는 많은 분위기에 대한 숙고가 있었고, 그 결과들이 행간에 나타나 있습니다. 이것은 <대답> 모임을 통해 바른 방향, 바른 신학의 추구가 어떻게 성도를 실제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직접 경험한 저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분명하고 심각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평을 쓸 때는 아쉬운 점도 찾아야 하는데 그러한 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은혜로운 모임의 이야기에 감명받고 모임과 모임 내의 토론, 그리고 독서에 대한 저자의 서술에 대부분 동의하며 읽었고 입장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입장은 분명하고 때론 고양된 마음이 나타날 때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매우 신중하게 글을 전개하고 중간중간 바름을 추구하면서 주의해야 할 내용들을 꼭 언급하였기 때문입니다.
 
정작 아쉬운 점은 우리에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안타까운 책들이 많이 나오는 와중에도 하나님을 알기에 좋은 책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읽지 않는 우리. 개인적으로는 독서에 큰 애착이 있지만 공동체적으로 확장시키지 못하는 우리. 초기의 열정이 지속되지 못하고 금방 사그라들고 다시 실망하는 우리.
 
사실 <대답> 모임의 성공은 좋은 책, 좋은 독서, 좋은 토론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알기에 힘쓰는 열정’에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 열정이 어떻게 구체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었는가를, 또한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알고 싶어하는 많은 성도님들이 이 책을 통해 큰 유익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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