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면 과연 다르게 살 수 있을까?

게다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잊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 살 수 있다면 더 나아질까?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아질까?

성격, 태도, 생각은 그대로인 채 단지 더 안다고 해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마땅히 어떤 때가 되어야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떤 때는 언제일까?

 

'만약 이렇게 될 줄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그리고 이 불행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나는 이렇게 살지 않을 거야, 달라질 거야.'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다. 미리 알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잘못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을 수 있음을 장담을 하고 또 하면서 우리는 인생을 단 한 번만 살고 있음을 한탄한다.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의 이반 오소킨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사랑하는 지나이다와 크림반도로 같이 떠나지 못하고(돈도 없고 여건이 여의치 못해) 그래서 그 여인을 잃었다고 생각한 이반은 마법사를 찾아간다. 자신을 과거로 돌려보내 달라고. 그러면 매사에 다르게 행동할 것임을 맹세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살고, 때가 오면 지나이다를 만날 준비를 해두겠다고. 하지만 마법사는 이반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도록 두었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이반은 12년 전 남학교 기숙사로 다시 돌아가고 이반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보기로 한다. 열심히 공부도 하고 그래서 대학도 가고 차근차근 지나이다를 만날 준비를 해가기로. 하지만 돌아온 첫날부터 예전과 같은 형태의 일이 반복된다. 과거의 그때도 그렇게 하기로 하고서는 하지 않았던 일이 다시 반복하는 지금도 여전히 안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반은 모든 걸 바꾸겠다고 돌아왔으면서 왜 예전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반성을 하지만 모든 것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바꾸겠다고 말하고 전혀 바뀌는 것은 없는 생활은 그가 마법사에게로 가던 그 시간이 되도록 똑같이 진행되었다.

 

그는 이전의 삶에서도 모든 것을 알았고, 나중의 삶에서도 똑같은 일을 저지르는 자신을 책망했지만 왜 과거의 한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었는지 묻는다. 이반은 바퀴에 올라타고 계속 도는 하나의 덫에 갇힌 것을 느낀다. 그 덫이 바로 인생인 것을. 하지만 이제 이반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는다. 마법사의 대답은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그것만이 유일한 답이며 기회라고.

 

삶은 사람의 힘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으며 또 아무것도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바꾸려면 먼저 자신이 변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은 무척 어렵다. 자신이 바뀌려면 오랜 기간의 지속적인 노력과 많은 앎이 필요하다. 마법사는 이반에게 15년을 자신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사실은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이 깨달음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