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한 번은 오직, 나를 위해 울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사람들 속에 어울려 살다보면

온전히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힘들다.

그래서 요즘 명상, 요가 같은 여가 활동이 유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하는 활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혼자서 무언가를 해보고,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은 괜찮은지 나를 살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의 글이라서 그런지,

마치 라디오에서 흘러 나올 법한 감성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잔잔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구절 또한 많다.

 

우리가 기억하는 인생의 순간은 깜짝 놀랄 만한 명장면이 아니라,

소박한 시간들이 많다.

살면서 우리가 만나는 평온하고, 따뜻한 시간들,

그런 순간들은 차곡차곡 모아서, 상자 속에 잘 넣어 두어야 한다.

언젠가 한없이 쓸쓸하고 외로워지는 밤,

조금은 덜 외로워지기 위해서.

 

사람은 누구나 각자 뾰족한 모서리를 갖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땐, 얼마간 적당한 거리를 두기 때문에 모서리가 서로에게 닿지 않고,

그래서 그게 얼마나 날카로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지다 보면, 관계가 좀 더 친밀해지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의 모서리에 찔리게 된다.

그럴 땐, 내가 봐 왔던 모습이 아닌데, 내가 좋아한 그 사람이 아닌데, 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실망을 하기도 한다.

결국, 그쯤에서 끝나는 사이도 있다.

하지만, 어떤 관계는 서로 견디면서 깊어진다.

자꾸 부딪치다 보면 각자의 모서리가 조금씩 닳아 가면서

뭉뚝해지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살짝 피하는 요령도 생길 테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우정을 나누고, 인간적인 교류를 나눈다는 것은

나와 그 사람의 모서리가 점점 닳아 가는 일이다.

 

살다 보면, 울음이 터질 때가 있다.

그럴 때 그냥 울어야 한다.

운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울지라도 못하면 도대체,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몇 년전,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나 짜증도 나고 억울하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운다고 하나도 해결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실컷 울고 나니 마음이 좀 후련해졌고,

나의 상황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여유가 생겼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질 때,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내 마음은 괜찮은지 살펴보고 싶을 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