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셸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다가

이 소설이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 제목 '넛셸'(Nutshell)은 '햄릿' 2막2장에서 가져왔다.

"아아, 나는 호두껍데기 속에 갇혀서도 나 자신을 무한한 왕국의 왕으로 여길 수 있네.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

 

젊고 아름다운 여인 트루디.

출판사를 운영하며 시를 쓰는 남편 존.

그리고 존의 동생이자 트루디의 내연남인 부동산 개발업자 클로드.

임신 중인 트루디는 존과 별거하며 클로드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

아침 드라마에 나올 법한 소재이지만, 이 소설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소설을 이끌어가는 화자가 트루디 뱃속의 태아이기 때문이다.

태아의 시점에서 관찰하고 듣는 이야기를 소설로 써내려간 작가의 기발함이 놀라웠다.

 

클로드와 트루디는 존을 살해하기로 모의하고 결국 성공한다.

자살로 포장하려던 애초의 계획은 허술한 범행으로 결국 들통이 나고,

트루디 뱃속의 태아가 세상으로 나오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간단하지만,

태아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표현, 생각, 세상에 대한 관찰들을 읽는 재미가 있다.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신선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