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꾸밈없이 솔직하다는 생각이 나 혼자만 드는 것인가.. 대게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올랐는데 그것이 짧은 순간의 인기나 화려함만으로 얻어진 경우라면 자신을 한 문장으로 나타내야 하는 텍스트들도 짧은 순간의 인기나 화려함만큼 4차원이 되거나 과한 개성이 묻거나 소속사의 영향이 보이곤 하지 않던가. 그에 반해 이들은, 참으로 담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는 곧 음악에서 강한 빛을 발하게 되니, 가사집 자체가 작은 에세이집이 되어 이 앨범이 베스트 곡들만을 모았다는 사실을 영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Sony ’WALKMAN’×MTV’ 프로젝트 노래로, 학생들로부터 10,000건을 넘게 받은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신곡 ‘마지막까지’를 듣다보면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각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겠다.

진솔한 젊은이들의 색깔이 가득한 이 앨범. 아쿠아타임즈의 기존 팬에게도, 아쿠아타임즈가 생소하지만 자킷 표지를 보고 호기심이 생긴 이들이라도, 조각조각 들려오던 괜찮은 음악들에 조각모음의 욕구가  치미는 이들이라도, 나름의 색깔이 분출되어 만족할 앨범이라고 생각된다.  우왕자왕 했던 어느 하루,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며 든든히 지원해줄 친구가 필요하다면 이들이 다가와 힘이 되어 줄 것이다. :)

꿀

초등학생이 되자마자 선반 위 2번 쨔 칸의 꿀 항아리를 엎질러서

아빠가 한참 웃으셨었는데

바쁜 것 없이 계속 되는 나날들

도대체 무엇을 소중하게 간직해야 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어

콤플렉스를 느끼고 강한 척하며 발돋움해 봤자 나는 나인 것을

인생의 승패란 뭘까?

일이 끝나고 돌아와서 그대로 침대 속으로 잠수

좋아하는 사람도 못 만나고 그냥 잠이 들 뿐

인정받을 수 있을 만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더 힘을 내야지

하지만 나의 마음은 숨이 차서 헐떡이고 있었어

꿀 빛깔의 아침이 부드러운 바람을 싣고 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어

모든 것이 잘 되어 갈 때도 아무것도 잘 되는 일이 없을 때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워

눈물의 이유는 나름대로 있고 남이 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기도 하지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어서 놓쳐버리는 많은 풍경

당연하게 느끼는 것 해가 뜨고 지는 것 그 당연함에 감사하자

고마워

만약에 저 황혼에 가격표가 붙는다고 한다면

고가품이 된다면 사람들은 그 진가를 그 때서 겨우 인정하게 되는 거겠죠

투명하게 비추는 밤하늘 반짝반짝 빛나는 언어

지친 마음을 태운 한 밤 중의 회전목마

‘때로는 멈춰서고 지친 그 날개를 쉬게 하세요 쉬게 하세요

그때는 다시 날아오를 테니까‘

꿀 빛깔의 아침이 부드러운 바람을 싣고 와

‘멋지지 않아도 괜찮아’ 볼을 어루어 만지며 지나가는 메시지

천국으로부터의 메시지

초등학생 이었을 때와는 이제 달라 선반 제일 위 칸

꿀 항아리를 이제는 엎지르지 않고 꺼낼 수 있게 되었어